한 “외연 확장” 원 “당정 협력” 나 “강한 보수”

입력 2024-07-03 00:26
국민의힘 7·23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윤상현·나경원·원희룡·한동훈 후보(왼쪽부터)가 2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 참석해 정견 발표를 하기 전 손을 맞잡고 이야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 주자들은 2일 서울 강서구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비전 발표회에서 한목소리로 “이기는 정당을 만들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싸우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방법론과 자신의 강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주자들 간 신경전도 이어졌다.

첫 발표에 나선 한동훈 후보는 ‘외연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 한 후보는 “지금 이대로면 국민의힘은 윤석열정부를 지킬 수도, 정권을 재창출할 수도 없다”며 “승리를 위해 우리 당의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하는 정당, 이기는 정당, 수도권 중도 청년에게 매력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후보는 “우리는 여당이다. 당과 대통령이 싸우면 그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당이 깨지고 정권을 잃는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의 불화설을 파고드는 발언이었다. 원 후보는 “국민의힘을 ‘우파 진영 100년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 운영 100일 계획’도 소개했다. 고금리로 고통받는 자영업자와 직장인, 청년 채무자 등의 부담을 줄여주는 맞춤형 긴급대책 지원과 소비자와 자영업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유통마진 구조 개선 등 민생대책도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나경원 후보는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 상황을 강조하면서 “국민의힘이 강인한 보수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전장은 국회”라며 “국회를 모르면 의회 독재에 속수무책”이라고 덧붙였다. 현역 의원으로서의 강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어 “대통령과 각 세우는 대표, 대통령에 빚 갚아야 하는 대표 모두 위험하다”며 한 후보와 원 후보 모두를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윤상현 후보는 늑대를 내몬 뒤 자생력을 잃은 목장에 다시 늑대를 풀어 숲과 강이 되살아난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제가 늑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여의도연구원 혁파, 당내 쓴소리위원회, 약자위원회 등 설치를 제시하면서 “깨어 있는 당원, 시민들과 보수혁명을 통해 승리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