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 인식론에 기초했던 신학… 이젠 과학 실재론 관점 병행해야

입력 2024-07-03 03:05
미국 덴버신학교와 흰돌선교센터가 2일 경기도 구리 흰돌선교센터에서 ‘삼위일체 과학신학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광복 흰돌선교센터 대표가 ‘계시록과 성경 종말론, 21세기 과학 양자역학의 통합’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흰돌선교센터 제공

미국 덴버신학교와 흰돌선교센터(대표 이광복 목사)는 2일 경기도 구리 흰돌선교센터에서 ‘삼위일체 과학신학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21세기 신학은 과학적 방법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학술대회에서는 세계적 신학자들과 신학 연구자들이 삼위일체 교리를 중심으로 신학과 과학의 통합을 논의했다. 크레이그 블룸버그 덴버신학교(신약학 특훈) 교수, 정성욱 덴버신학교(조직신학) 교수, 이광복 흰돌선교센터 대표, 이구용 미국 퓨리턴신학교 교수가 각각 논문을 발표했다.

블룸버그 교수는 요한복음을 제외한 마태·마가·누가복음 등 공관복음에 나타난 12가지 삼위일체 구절을 제시했다. 그는 정통신학 삼위일체론의 연구 방향성과 방법으로 경험 통합 융합의 3요소를 제시하면서 최근 관심이 커지고 있는 과학신학을 언급했다. 그는 “신학과 과학의 통합은 성경의 가르침에 기초해 적절히 이루어져야 한다”며 “특히 삼위일체 교리는 과학적 신학의 기초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인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역작 ‘과학신학’과 이광복 대표의 ‘삼위일체 과학신학’을 비교 분석하면서 “자연과학이 신학의 보조자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창조론(창조신학)과 관련해 (과학은) 보조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논문에 따르면 맥그래스는 종교개혁 이후 기독교 신학과 자연과학의 긍정적인 상호관계를 설정한 전통 위에 서 있다. 반면 이 대표는 장 칼뱅과 조너선 에드워즈의 신학을 계승하면서 현대 우주물리학 양자역학 열역학 등 자연과학의 핵심 분야와 삼위일체 신학을 통합, 융합해 왔다.

이 대표는 “신학과 과학은 대립 분리 대화 단계를 넘어 통합과 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과거 신학이 철학적 인식론에 입각했다면 이 시대는 과학 실재론, 특히 양자역학적 방법으로 보는 것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자역학을 활용하면 요한계시록을 더 쉽게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계시록과 양자역학의 통합을 시도하면서 열역학 제2법칙으로 불리는 엔트로피를 성경 종말론과 융합해 과학과 종말론의 관계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창세기 1장 해석에 대한 개혁신학 전통 주석들과 이 대표의 견해를 비교했다. 이 교수는 과거 주석들이 인식론적 방법으로 기술된 반면 이 대표의 해석은 현대 과학과의 융합을 통해 이루어졌음을 강조하면서 “현대 과학의 성과와 통합된 신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