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일 오후 9시28분쯤 시청역 12번 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한 검정색 제네시스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다수의 보행자를 치는 사고를 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1명은 중상, 3명은 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상자는 국립중앙의료원, 강북삼성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당국은 “지문조회를 통해 사망자 신원이 파악되는 대로 유가족에게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운전자인 68세 남성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운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경찰은 정밀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차량이 조선호텔 쪽에서 차량 2대를 치고 횡단보도까지 역주행했다는 목격자들 진술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가 신호 대기하는 보행자들을 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수습 및 수사를 위해 사고 현장과 도로를 통제했다. 소방당국은 구급대응 1단계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소방 인원 134명과 장비 37대를 사고 현장에 투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 직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피해자 구조 및 치료에 총력을 다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올해 들어서 고령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내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 은평구에서 70대 운전자가 중앙분리대를 넘는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 3월에도 서울 강남구에서 80대 남성이 7중 연쇄 추돌사고를 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교통사고로 9명이 사망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서울 지역 하루 평균 교통사고 사망자는 0.49명이었다. 서울시의 ‘2023년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년(221명)보다 41명 감소한 180명으로 집계됐다.
신재희 윤예솔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