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의 대중 수출, 40년 만에 최대 감소

입력 2024-07-02 06:12

중국이 중간재 생산과 수출을 확대하는 등 산업 구조에 변화가 생기면서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입지가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는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중국이 ‘저가 밀어내기’를 통해 한국으로의 수출을 늘리고 있다. 대중 무역역조에 대응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일 발표한 ‘공급망 분석을 통해 살펴본 한중 무역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대중 수출액은 1248억 달러(약 172조2988억원)로 전년(1558억 달러)보다 19.9% 감소했다. 지난해 대중 무역수지는 181억 달러(약 25조1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1992년 이후 첫 적자 전환이자 역대 최대 규모다.


과거 세계 무역시장에서 중국은 외국산 중간재를 단순 가공하는 역할만 했다. 한국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자체적으로 중간재를 생산하고 제품 수출을 확대하면서 한국 기업은 주요 공급망에서 멀어지고 있다. 오히려 한국으로 중국산 중간재 수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중국이 전 세계에서 수입한 중간재 비중은 45.1%로, 2016년 대비 8.4% 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중간재의 비중은 2016년 27.3%에서 지난해 31.3%로 확대됐다.

중국산 저가 밀어내기 공세에 한국 제품의 수출 경쟁력은 더 떨어지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내수 경기가 부진하자 철강재를 싼값에 한국으로 보내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수입된 중국산 후판은 421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했다. 중국발 에틸렌 공급과잉도 여전한 상황이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2027년 이후에나 수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MZ세대를 공략하는 식으로 대중 수출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