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책사 배넌 “바이든 사퇴, 우리에게 좋지 않다”

입력 2024-07-02 02:0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정책 조언을 해온 극우 전략가 스티브 배넌(사진)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후보직 사퇴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배넌은 “트럼프의 TV토론은 ‘피로스의 승리’(손실이 커 실익 없는 승리)였다. 크게 이길 수 있는 사람(바이든)을 제거할 것이고, 우리는 ‘와일드카드’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배넌은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부진한 토론 성적이 그를 대선 레이스에서 탈락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을 반복하고 생각의 흐름을 잃은 듯한 바이든 대통령의 TV토론 모습이 살아남기 어려울 정도로 지지율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예측이다. 배넌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한다면 현직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것을 전제로 한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이 뒤집힐 것이라고 밝혔다.

배넌은 11월 선거 때 공화당이 대선 선거인단 340명, 상원 53~54석, 하원 6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바이든은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인물”이라고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하면 공화당이 민주당의 후보 교체 과정을 공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넌은 “그들은 메시아를 찾고 이후 허니문을 즐기게 될 것”이라며 “8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릴 무렵에는 미셸 오바마든 개빈 뉴섬(캘리포니아주지사)이든 누구든 5~7% 포인트의 열세를 안고 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넌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선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앤드루 매케이브 전 FBI 부국장,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 등 트럼프 1기 행정부에 몸담았다가 이후 트럼프에게 등을 돌린 인사들을 거명하며 “트럼프 재선 시 확실히 조사받을 것이다. 매우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넌은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에 대해서도 “100% 감옥에 갇힐 것”이라며 “우리가 말하려는 건 정의이며 이는 전혀 보복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