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아, 얼마나 아름답고 즐거운가!

입력 2024-07-03 03:10

일본 스즈키자동차의 스즈키 오사무 회장은 속이 텅 빈 대나무가 부러지지 않고 높이 자라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대나무는 마디마디 절을 만들어 자연의 시련에 미리 대비합니다. 나뭇가지 위에 수북이 눈이 쌓이는 겨울에도 휘어지거나 부러지지 않고 꼿꼿하게 뻗어 나갈 수 있는 것도 사전에 준비를 철저하게 해놓는 지혜 덕분입니다.”

영적 위기라는 말이 일상이 된 요즘 그리스도인에게도 대나무처럼 멈춰 서서 영적 마디를 세우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마디는 성도가 함께 모여 드리는 예배입니다.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인 시편 133편은 예배에 임하는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을 잘 보여줍니다.

첫째, 예배는 모든 형제자매를 사랑으로 연합하게 합니다.(시 133:1) 시편 저자는 오늘 본문에서 “얼마나 아름답고 즐거운가”라는 감탄으로 노래를 시작합니다. 여기서 ‘즐거운가’는 결혼 잔치와 같은 최고조의 흥겨움을 말합니다. ‘아름답다’는 하나님께서 창조된 세상을 보시며 연이어 외치신 ‘좋았더라’와 같은 단어입니다.(창 1:4, 창 1:12) 이처럼 시인은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진 아름다움을 보며 매우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새번역 성경을 보면 그가 본 모습은 ‘형제자매가 어울려서 함께 잘 지내는 모습’이었습니다. 형제자매간의 연합은 실현되기 어려운 영적 과제였습니다. 타락 이후 인류는 형제자매간 죽음의 향연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형 가인과 동생 아벨 사이에, 이스라엘 지파들 사이에, 다윗 자녀들 사이에 피의 제전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이토록 어려운 형제자매의 연합이 예루살렘 예배 공동체에서 실현됐습니다. 지금도 예수님을 주로 고백하는 예배 공동체에는 이런 기적이 일어납니다. 함께 모여 창조주 하나님을 예배할 때 인간은 인종 민족 빈부 남녀 신분 등 모든 사회적 제약을 초월해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이런 기적은 예배에 하나님의 기름 부으심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시 133:2) 아론 가문은 기름 부음을 받아 제사장이 됐습니다. 향기로운 기름이 수염을 따라 머리에서 허리춤까지 흘러내릴 때 그들의 죄가 씻어지고 거룩한 자가 됐습니다. 평범한 인간이 하나님 나라를 맡은 거룩한 중보자로 세워진 겁니다. 이런 축복은 지금도 예배 가운데 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배를 통해 예수를 주로 고백하는 이들의 어떤 죄도 흰 눈보다 깨끗하게 씻어주십니다. 성령께서 임재하여 예배자를 생명의 법에 순종할 능력을 지닌 새사람으로 변모시킵니다. 돈과 경쟁 속에서 영혼이 피폐해진 분, 거듭된 실패로 주저앉은 분, 죄의 관성을 이기지 못하는 모든 분이 하나님의 기름 부으심으로 새롭게 됩니다.

셋째, 예배에는 영생의 복이 헤르몬산의 이슬처럼 임합니다.(시 133:3) 헤르몬산의 이슬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양이 많습니다. 그 이슬을 먹고 주변 땅이 옥토가 되고 모든 동식물이 생명을 유지하며 번성합니다. 이런 생명을 이생과 저생에서 계속 누리는 것을 본문은 영생의 축복이라 부릅니다. 이 놀라운 영생의 복이 지금 우리의 예배에도 임합니다. 예배를 통해 삶의 필요를 채우는 일용할 양식과 사역에 필요한 모든 양식이 헤르몬산의 이슬처럼 성도에게 내립니다. 성도들이 가는 곳마다 옥토가 되고 세상 모든 이들이 예수님의 십자가 앞으로 초대됩니다.

바쁜 삶을 잠시 멈추고 하나님의 보좌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모든 예배자 위에 오늘 본문의 축복이 임하길 바랍니다. 예배를 통해 어떠한 세상 풍파도 견디게 할 단단한 영적 마디가 교회마다 생겨나기를 소망합니다.

김정태 사랑누리교회 목사

◇사랑누리교회는 하나님 나라가 온 땅에 완전히 임하기를 바라는 모든 이들과 어깨동무하며 가는 예배 공동체입니다. 경기도 고양시에 있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에 소속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