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충신교회(이전호 목사)가 13년 전 시작한 미래세대 영성 훈련 프로그램 ‘가들리 가든(Godly Garden)’이 장로회신학대 기독교교육연구원의 연구를 거쳐 한국교회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개발됐다. 기독교교육연구원(원장 김성중 교수)은 30일 가들리 가든의 연령대별 교재의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27일에는 서울 용산구 충신교회에서 교재 활용을 위한 지도자 세미나가 진행됐다.
가들리 가든은 ‘거룩한 정원’이라는 뜻으로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 안에서 자라나는 영성 훈련을 목표로 한다. 프로그램은 주일 하루의 신앙교육에 그치지 않고 주중에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것이 핵심이다. 영·유아부부터 고등부까지 수준별로 나누어 성경 교리 신앙전통 등을 교육하며 기독교 세계관과 경건 훈련을 포함한다.
교육 주체는 부모다. 충신교회는 가정 내 신앙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수시로 부모들에게 ‘나는 가정의 신앙교사입니다’라는 선언을 하게 한다. 가들리 가든의 성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기독교교육연구원이 한국교회 다음세대 교육 프로그램으로 연구 개발했다. 충신교회는 연구개발 비용을 지원했다.
이날 기독교교육연구원이 개최한 세미나에는 전국 각지에서 미래세대 교육을 담당하는 300여명의 목회자들이 모였다. 부모교육 부문을 맡은 신형섭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가들리 가든은 하나님을 알고 나를 아는 데 중점을 둔 교육 프로그램”이라며 “교회와 가정이 협력해 신앙과 삶을 통합하는 교육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세미나에서는 청소년 분과를 맡은 김성중 교수의 강의가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부모의 마음가짐에 대해 강조했다. 김 교수는 “청소년들은 가뜩이나 부모와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주중 교육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먼저 부모와 자녀가 동등한 지위의 참여자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들리 가든의 또 다른 특징은 청소년의 일상생활, 즉 학교나 학원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을 다룬다는 점이다. 돈에 대한 교육, 진로, 시간관리 등 일반 기독교 교육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영역까지 포함한다. 부모님과 함께 1만원을 가치 있게 쓰기, 성경 66권의 각 핵심 내용을 한 문장씩 랩 가사로 쓰기 등 청소년의 흥미를 끌 만한 활동도 곳곳에 배치했다.
김 교수는 “교회에 다니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다니지 않는 아이들과 일상 속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일주일에 한 번 하는 교회학교 수업만으로는 결정적 차이점을 만들 수 없고 이것이 주중 교육이 중요한 까닭”이라고 말했다.
이전호 충신교회 목사는 “가들리 가든은 교회 현장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 신학교를 통해 다시 지역교회로 확산하는 긍정적 사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가들리 가든이 지속해서 발전하며 한국교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고 전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