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제자에게 부적절한 내용의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사퇴 요구를 받아온 박정현(사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신임 회장이 당선 일주일 만인 27일 회장직에서 결국 물러났다.
박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과오와 실수로 교총과 회원님, 그리고 전국의 선생님들께 심려를 끼치고 명예에 누를 끼친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가 교총 회장에 당선된 직후인 지난 20일 인천의 한 고교에 재직 중이던 2013년 제자에게 보낸 편지 내용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편지에는 여고생 제자를 ‘자기’라고 부르는가 하면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었어” “당신만 보이더라”와 같은 내용이 있었다. 이 일로 그는 징계위원회에 품위유지 위반으로 회부돼 경징계인 ‘견책’과 함께 전근 조치됐다.
교총은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문태혁 수석부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교총은 “최대 교원단체로서 책임과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데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회장 후보 검증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제도를 개선하고, 차기 회장 선거부터 적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