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도 선교 핵심은… 그들의 ‘이웃’이 되는 것

입력 2024-06-28 03:04
경북 김천 더세움교회의 전도팀원(오른쪽)이 지난달 전남 완도 인근의 여서도에서 진행된 낙도 선교활동 중 마을 주민의 손톱을 손질해주고 있다. 더세움교회 제공

“그들의 이웃이 되자.”

바다 건너 섬으로 선교활동을 떠나는 낙도 선교팀의 사명으로 꼽을 만하다. 육지에서 떨어져 살아가는 섬 주민들은 외지인에 대해 다소 배타적인 특성이 있다. 그래서 직접적인 복음 선포 방식보다는 이웃처럼 친근하게 다가가 섬김의 손을 내미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420여개의 유인도가 있다.

강원도 원주 원주중부교회(김미열 목사)는 지난 24일 엿새 일정으로 울릉도로 떠났다. 26명의 선교팀은 현지 현포양문교회를 중심으로 주민들과 먹고 자면서 도배 전기설비 도색 이미용 등의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번 선교에서 레크리에이션 진행을 맡게 된 청년부 원승재(27)씨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분들도 익숙한 트로트 곡 가사를 기독교적으로 바꿔 행사를 준비했다”며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잔치에 참여해 달라고 독려하고 있다. 많은 주민이 오셔서 교회에 대한 좋은 추억을 쌓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낙도 선교의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무속신앙이 만연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가정을 방문해 전도를 진행하면 기독교를 거부하는 가정이 많다. 이인호(72) 은퇴장로는 “어린이 전도 책자를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글이 아닌 그림으로 이들에게 복음의 핵심을 전하면 호기심을 갖고 기도를 받는 분들이 계시다”고 전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전남 완도에서 3시간 배를 타고 들어가야 닿는 작은 섬 여서도에 경북 김천의 더세움교회(정통령 목사) 소속 전도팀 22명이 들렀다. 여서도는 생필품을 살 수 있는 마트 하나도 없는 데다 그동안 선교팀 방문이 없었다. 더세움교회 전도팀은 이곳에서 방충망 교체 사역을 진행했다. 오랜 시간 바닷바람에 녹슨 방충망이 대부분이었는데 전문 기술자를 부를 때마다 큰돈이 들어 주민들은 교체를 못하고 있던 터였다.

이들은 3박4일간 주택과 마을회관 등 시설을 포함해 150개 이상의 방충망을 교체했다. 현지 선교사역을 총괄한 김지웅 부목사는 “우리의 작은 노력을 통해 마을 주민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의 수고가 헛되지 않았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완도 옆 또 다른 섬 노화도에서는 어민의 무사 안녕을 염원하는 ‘풍어제’가 열렸다. 하지만 5년 전 더세움교회가 이 섬에 선교를 다녀간 뒤 주민들은 “예수님이 탄생한 날에 제사를 지낼 수 없다”며 풍어제 날짜를 바꾸는 일도 있었다.

낙도선교회 대표 박원희 목사는 “낙도 선교에서 필요한 한 가지는 이들과 함께 살고자 하는 마음”이라며 “많은 것을 하기보다는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다가갈 때 복음을 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