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보육시설에서 퇴소한 이현민(가명·25)씨는 지난해 서울 창일교회(이사무엘 목사)와 연결이 됐다. 대학 등록금이 없어 고민하던 차에 소개받은 곳이었다. 창일교회는 이씨에게 자립준비청년이 받을 수 있는 각종 혜택을 안내해주고 매달 생활비도 지원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기댈 곳 없던 그에게 ‘멘토’와 ‘서포터스’가 생겼다는 점이다. 창일교회 소속의 멘토 부부는 주기적으로 그와 만나 필요한 부분을 살뜰히 챙겨줬고 서포터스는 반찬 나눔과 기도로 그를 도왔다.
이씨는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얼마 전 사고를 당했을 때 멘토께 연락을 드렸는데 새벽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달려와 주셨다. 수술하고 한 달 정도 입원하던 중에도 자주 찾아오고 간호를 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자립준비청년이라고 하면 동정심으로 다가오는 사람도 많은데 나를 동등한 한 사람으로 바라봐 주고 말하지 않아도 먼저 내 마음을 읽어줬다”고 덧붙였다.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보금자리 ‘다움하우스’를 운영하는 창일교회가 이들을 대상으로 한 멘토링으로 사역을 확장하고 있다. 창일교회는 지난해 교회가 운영하는 카페 ‘시선’의 수익금으로 다움하우스를 만들었다(국민일보 2023년 4월 27일자 참조). 현재 2명이 다움하우스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이들을 포함해 총 5명을 멘토링 및 생활비 지원 등으로 돕고 있다.
다움하우스를 담당하는 이반석 목사는 “사회에 첫발을 디딘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어른들의 따뜻한 관심과 조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다섯 가정이 멘토링에 나섰다”며 “이외에도 30여명의 서포터스는 매달 기도회를 열고 반찬 미용 청소 등으로 이들을 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 경험을 쌓아주기 위해 교회 카페에서 하는 아르바이트도 주선했다.
멘토들은 사랑과 헌신으로 자립준비청년을 품는다. 고병진(42) 집사는 아내 박유나(40) 집사와 함께 경계성 지능장애가 있는 청년 윤성호(가명·21)씨를 멘토링하고 있다. 고 집사는 “성호의 건강을 위해 식단관리를 해주는 것에서부터 쇼핑 등도 함께한다. 성호가 취업이 안 돼 걱정했는데 얼마 전부터 호텔에서 일하게 돼 정말 기뻤다”며 “자립준비청년들이 도움받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나중에 비슷한 상황의 청년들을 섬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창일교회도 자립준비청년 지원 사역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목사는 “크지 않은 교회지만 청년들을 도울 수 있다는 데 감사하며 성도들과 함께 소외된 다음세대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