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포르는 폴란드의 길거리 화가다. 반 고흐보다 더 불행하고 기구한 운명을 가진 화가로도 알려져 있다. 아버지는 누군지도 몰랐고 어머니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다. 평생을 지독한 가난 속에서 살아야 했다. 글자도 모르고 숫자도 겨우 손가락으로 셀 정도였다. 하지만 그가 가진 단 하나의 재능, 그림 그리기를 통해 길거리 한구석에서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자신만의 그림을 그렸다. 싸구려 수채 물감과 오래 사용한 거친 붓, 어디서 얻어 온 종잇조각만이 그의 재산이었다. 돌아오는 건 핀잔과 조롱이었지만 지금은 나이브 아트(naive art·소박파,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작가들의 작품 경향)의 거장으로 사랑받고 있다. 폴란드의 국민 화가로 칭송받는 니키포르의 삶이 그의 그림과 함께 펼쳐진다.
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