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사원 즐비한 도시에 첫 교회 세우고 순교

입력 2024-06-27 03:05
한국순교자의소리(VOMK)가 ‘올해의 순교자’로 선정한 중앙아시아 A국의 세르게이 비사랍 목사가 생전 설교하는 모습. VOMK 제공

한국순교자의소리(VOMK·대표 현숙 폴리)가 26일 서울 성북구 VOMK 사무실에서 29일 ‘기독교 순교자의 날’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고 기독교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각국 순교자를 선정한 결과를 공개했다. VOMK는 올해의 순교자로 2004년 순교한 중앙아시아 A국 세르게이 비사랍 목사를 선정했다.

VOMK는 10여년 전부터 매년 사도 바울이 순교한 날을 기념해 제정된 ‘기독교 순교자의 날’(6월 29일)을 전후해 각국 순교자를 선정한 뒤 이들의 순교정신을 알리고 있다.

에릭 폴리 VOMK 최고경영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헌신하고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영웅”이라며 “한국교회가 순교자와 그의 가족들, 지금도 신앙 때문에 핍박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사랍 목사는 회심 전 범죄조직 두목이었다. 그는 교도소에서 복음을 영접하고 회심한 뒤 자신의 삶을 주께 온전히 드리기로 했다. 석방 후 비사랍 목사는 부인과 함께 중앙아시아 전역을 다니며 말씀을 전하다 한 도시에 정착해 교회를 개척했다. 도시에 100개 이상의 무슬림 사원이 있었지만 기독교인은 한 명도 없던 지역이었다. 이곳에서 신실하게 복음을 선포한 결과 교회는 60여명 교인이 출석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2004년 1월 12일 기도회를 마치고 집에 온 비사랍 목사는 근거리에서 발사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비사랍 목사의 순교 후 교회 공동체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와는 반대로 교회는 더 많은 이들로 채워졌다”며 “남겨진 가족은 사역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VOMK는 단체 홈페이지를 통해 비사랍 목사와 관련한 동영상도 공개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