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기존의 지역 순회 경선 대신 ‘원샷 경선’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전 대표의 경선 레이스 독주와 연임이 확실시되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26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를 구성해 구체적인 경선 방식과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25일 “아직 전준위 구성 전이지만, 결정을 빠르게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원샷 경선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도 “어차피 주목을 끌 만한 반전은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며 “굳이 지역별로 이 전 대표의 압승 결과를 공개하는 게 큰 의미가 있을까 싶다”고 했다.
지역 순회 경선은 전국을 돌면서 순차적으로 투·개표 결과를 발표해 여론의 관심을 높여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당내 경쟁이 과열된다는 점이 부작용으로 거론된다. 이 전 대표가 대표에 오른 2022년 8·28 전당대회 때도 7개 권역별로 투·개표를 진행하는 지역 순회 경선 방식을 택했지만, 당시에도 일찌감치 이 전 대표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게다가 최근 민주당이 당헌·당규를 개정해 이 전 대표 연임의 걸림돌을 치우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면서 이미 당 안팎에서 ‘이재명 사당화’라는 비판과 우려가 제기됐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표의 경선 경쟁자가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지역 순회 경선 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오히려 이런 부정적 여론만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원샷 경선인 경우 후보자들의 지역별 합동연설회를 진행하되 지역별 득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한번에 발표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판 송경모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