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비만치료제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의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치료제 시장이 장기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운용업계가 앞다퉈 비슷한 상품을 출시했지만 포트폴리오 구성에 따라 성패가 엇갈렸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는 비만치료제 ETF 3개가 상장돼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이 지난 2월 중순 처음으로 상장된 이후 KB자산운용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이 같은 달 뒤이어 상장했다. 상장 넉 달 만에 이들 ETF에 약 2300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이름만 놓고 보면 거의 비슷한 상품 같지만 수익률 차이는 크다. 코스콤에 따르면 삼성운용의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이 2월 14일 상장 이후 이날까지 26.69%의 수익을 냈다. 미래에셋운용의 ‘TIGER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가 18.12%로 뒤를 이었고 KB운용 상품이 14.87%를 기록했다.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와 미국 일라이릴리에 전체 자산의 절반 안팎을 투자한 것이 이들 ETF의 공통점이다.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는 포트폴리오가 수익률 차별화를 가져왔다.
삼성운용의 경우에는 세 번째로 높은 비중으로 투자한 질랜드 파마 주가가 올해만 128.07% 오른 데다 6.29% 비중으로 투자한 바이킹 테라퓨틱스도 올해 185.12% 폭등해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시가총액이 작더라도 유망한 물질을 가진 회사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은 글로벌 빅파마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해 주가가 폭등한 종목은 없었지만, 동시에 폭락한 종목도 없었다.
KB운용은 경쟁사와 차별점으로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 외에 프랜차이즈 피트니스 센터 기업 ‘플래닛 피트니스’와 스포츠 용품점 ‘딕스 스포팅 굿즈’ 운동복 브랜드 ‘룰루레몬’ 등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노렸다. 다만 플래닛 피트니스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룰루레몬 주가는 올해만 38.21% 하락해 경쟁 상품 대비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운용 보수 측면에서는 KB운용 상품이 유리하다.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 상품이 연 0.45%로 같고 KB운용이 이보다 낮은 연 0.35%를 받고 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