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예수의 표적] <67>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입력 2024-06-25 03:07
외스타슈 르 쉬외르 作 / 여리고의 시각장애인 바디매오, 1645년

예수님이 여리고 성읍을 떠나가실 때
눈먼 거지 바디매오가 길가에 앉아 구걸하다가
나사렛 예수가 그 길로 지나간다는 말을 듣고
예수님 쪽을 향하여 목청껏 소리치네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시끄러우니, 그만 그쳐라!
사람들이 꾸짖어도 바디매오는 더욱 크게
자신을 불쌍히 여겨달라고 계속 부르짖네

예수님이 그 소리를 듣고 멈춰 서신 뒤
그 사람을 나에게로 데려오라 하시니
사람들이 그를 데려와 예수님 앞에 세우네
내가 네게 무얼 해주길 원하느냐

바디매오가 예수님께 소원을 말하네
제가 눈을 떠서 보기를 원합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말씀하시니
그는 즉시 보게 되어 예수님을 따라가네

◇예수님이 공생애 사역을 마무리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러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도중 여리고 성읍을 지나가실 때 베푸신 표적이다.(막 10:46~52; 눅 18:35~43) 여리고는 요단강을 건너면 처음 나타나는 도시로 해수면보다 약 250m 낮다. 여기서부터 해발 762m의 예루살렘까지는 계속 오르막길이다. 예루살렘으로 향하던 예수님이 여리고 성읍을 막 빠져나갈 때 성문 부근의 길가에 앉아 구걸하던 앞 못보는 걸인 바디매오는 그 길로 나사렛 예수가 지나간다는 말을 듣고 죽을 힘을 다해 계속 부르짖고 매달린다. 그 결과 마침내 병 고침의 기적을 체험한다. 이때 바디매오는 예수님을 ‘다윗의 자손’이라 불렀다. 이는 예수님이 구약의 선지자들이 예언한 바 다윗의 혈통을 좇아 이 땅에 오신 ‘메시아’임을 고백한 외침이다. 이런 믿음으로 그는 자신의 영육을 고칠 수 있었다.

김영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