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물량공세’ 중국, 국내 시장서 고공행진

입력 2024-06-26 11:47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에서 막대한 홍보를 하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 흔히 접해볼 수 있는 ‘라스트 워’ 광고 모습. 퍼스트펀 제공

중국발 모래 폭풍이 국내 게임 시장 상공을 덮고 있다. 중국 개발사에서 출시한 게임이 독보적으로 선두권을 형성한 가운데 급기야 중국 본토에서 국민 게임으로 큰 인기를 얻은 게임이 국내에 상륙했다. 업계에선 중국 게임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모바일 앱 마켓에 따르면 24일 기준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는 중국 게임 ‘라스트 워’가 차지했다. 매출 상위권에서는 이 외에도 ‘명조’ ‘화이트아웃’ ‘로얄 매치’ ‘버섯커 키우기’ ‘원신’ 등 중국산 게임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센서타워에서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국내 모바일 게임 수익 1위는 방치형 게임 ‘버섯커 키우기’가 차지했다. 무려 1억 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했다. 다운로드 부문에서도 전체 1위에 올랐다.

중국 게임은 왜 국내에서 잘되는 걸까. 인해전술을 연상시키는 마케팅 물량공세가 가장 큰 요인이다.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는 라스트 워는 페이스북 등 SNS에서 2등신 캐릭터가 총을 쏘며 전진하는 플레이 장면을 반복해서 광고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 게임의 광고 비용이 매출 총액에 버금갈 정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산 게임의 완성도도 무시할 수 없다. 2020년 9월 출시된 호요버스의 ‘원신’은 일본 닌텐도의 ‘젤다’에 비견될 정도로 높은 퀄리티로 찬사를 받으며 최근까지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호요버스는 서브컬쳐 게임으로 유명한 중국 게임사다.

중국 게임의 국내 시장 공략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수년간 국민 게임으로 이름을 날린 텐센트의 ‘왕자영요’가 지난 20일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아너 오브 킹즈’란 영어 이름으로 출시한 이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 유사한 플레이 스타일을 지녔다. 관우 항우 등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중국의 역사적 인물이 캐릭터로 등장한다. 호요버스는 4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젠레스 존 제로’도 다음 달 한국에 출시한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