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허위 인터뷰’ 김만배·신학림 구속… 검찰, 배후세력 존재 규명에 박차

입력 2024-06-24 02:20
지난 대선에서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허위 인터뷰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왼쪽)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이른바 ‘대선 허위보도 의혹’ 핵심 관계자들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9개월간 이어진 수사는 분기점을 맞게 됐다. 검찰이 최대 20일간의 구속 수사를 통해 범행 경위를 구체화하고, 배후세력 존재 여부를 밝힐지 주목된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구속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전직 언론노조위원장 신학림씨를 상대로 인터뷰 배경 및 제3자 관여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해 9월 특별수사팀을 구성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사건 관련자들이 압수물 포렌식 과정에서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수사 장기화로 인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법원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와 관련해 범행을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검찰은 수사 정당성을 확보하게 됐다.

검찰은 김씨가 뉴스타파 외 다른 인터넷 언론 관계자와도 긴밀히 접촉한 정황을 잡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검찰은 김씨가 ‘윤석열 대통령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 수사 당시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를 봐줬다’는 여론을 확산시키려 한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뉴스타파와 유사한 보도를 낸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한 수사도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사실 확인 부족이나 급박한 상황으로 잘못 보도된 기사는 문제 삼지 않겠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정치권 등 배후세력 존재 여부를 규명하는 데 막바지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 인터뷰 보도 직후 페이스북에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널리 알려주십시오.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이 생생한 현실을’이라고 적었다. 대선 전날에는 보도 링크를 ‘이재명의 억울한 진실’이라는 제목과 함께 문자메시지로 475만여건 발송했다.

검찰은 이 대표 대선 캠프 관계자와 민주당 화천대유 토건비리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출신 변호사 등을 소환조사하는 등 민주당 인사의 관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해 왔다. 다만 김씨와 신씨 구속영장 청구서에 배후세력 관여 여부는 담기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영장청구서에 적시된 게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이라고 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이 특별수사팀까지 가동한 사건인 만큼 추가 의혹 규명에 집중할 것”이라며 “김씨 구속 기간 20일에 수사 성패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