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가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사실상 결정되면서 경주 전역은 기쁨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도심 곳곳에는 APEC 정상회의 개최지 의결을 자축하는 현수막이 걸렸고 소셜미디어에는 축하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동천동에 사는 김진수(56)씨는 23일 “경주에 세계 정상들이 모두 모인다는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주변에 모든 사람이 한껏 들떠 있다”면서 “경주의 진정한 매력과 가치를 보여 줄 수 있도록 시민의 한 사람으로써 힘을 보탤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APEC은 전 세계 인구의 40%, 교역량 50%를 육박하는 세계 최대 경제협력체다. 우리나라는 2025년 APEC 의장국으로 올해 말 비공식고위관리회의를 시작으로 내년에만 200회 이상의 각급 회의(정상회의, 분야별 장관회의, 5차례 고위관리회의, 산하 협의체 회의 등)가 열린다.
시는 APEC 정상회의 개최로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경주지역 뿐만 아니라 동남권 전역으로 확산할 것으로 본다.
시는 정상회의 기간 21개국 정상을 비롯해 6000여명의 관료와 기업인, 언론인이 방문하는 만큼 경제 파급효과가 2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
대구경북연구원 효과분석(2021년 7월)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 개최와 관련해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 유발 9720억원, 부가가치 유발 4654억원, 취업유발 7908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연간 관광객 증가는 내국인 7만2885명, 외국인 41만332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또 경주의 원전 관련 산업과 포항 철강·이차전지, 울산 자동차·조선, 구미 반도체·방산, 대구 ICT/SW·의료, 부산 물류·금융, 경남 항공우주·원자력 등을 널리 알릴 기회로 본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주는 이미 1500년 전 시안, 로마, 이스탄불과 함께 세계 4대 도시에 들 만큼 위대한 역할을 했음에도 그동안 산업 발전에 부응하지 못해 작은 도시로 전락해 안타까움이 많았다”면서 “이번 APEC을 계기로 경주가 다시 역사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모든 게 불리한 여건 속에서 APEC 정상회의 유치에 성공한 만큼 모든 준비를 차질없이 해 나갈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APEC 역사에 길이 남을 성공 롤모델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경주=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