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전 엑스플로74 대회가 쏘아올린 부흥의 신호탄은 이후 한국교회의 부흥을 비롯해 캠퍼스 선교에도 크나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진 부흥의 물결은 이후 인구 감소와 한국교회 신뢰도 하락에 따른 기독교 영향력의 쇠퇴 등으로 이어지면서 학원선교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캠퍼스마다 학령인구 감소와 이단들의 포교 공세 등 여러 방해 요소 속에서 대학생 선교단체는 복음 전파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대표 박성민 목사)가 20일 엑스플로74 50주년 기념대회를 앞두고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50년 전 당시 엑스플로74 대회엔 총 32만3419명이 합숙훈련에 참가했다. 당시 한국의 기독교인(약 300만명)의 10%가 한곳에 모인 셈이다. 이들 가운데 평신도가 19만4242명으로 가장 많았다. 중·고등학생이 8만7420명, 대학생이 2만5340명, 외국인 3407명 등이 참가했다. 단일교회로는 1만2000개 교회가 동참했으며 집회 기간 엿새 동안 연인원 655만명이 현장을 다녀갔다.
특히 집회 기간 42만여명이 복음을 들었고 27만2000여명(약 65%)이 결신하는 열매를 맺었다. 전도에 나선 참가자는 20만600명에 달했다. 외국인들 가운데서도 3099명이 복음을 들었고 1192명이 결신했다.
반세기가 흐른 캠퍼스 선교현장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동시에 맞닥뜨린 1인 가구 증가와 청년세대 감소 등 축소사회 여파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열리고 있는 CCC 수련회 참가 인원은 2021년(7000여명·온라인), 2022년 7000여명, 2023년 7700여명으로 50년 전과 비교하자면 3분 1 수준이다. 기독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불리한 여건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지난 1월 조사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4%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2020년 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신뢰하지 않는다’는 인식은 10% 포인트 넘게 늘었고, ‘신뢰한다’는 인식은 21%로 10% 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박성민 목사는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와 영향력이 감소하면서 캠퍼스 선교도 어려워진 것이 맞는다”며 “하지만 교회를 생소해하는 청년 또한 많아지면서 다양한 전도방식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점점 증가하는 외국인 유학생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4월 기준으로 외국인 유학생은 23만4721명으로 2021년(16만3699명)보다 43%나 늘었다.
박 목사는 “지금 세대의 특징은 하나로 귀결되지 않는다”며 “다양한 사고방식과 관심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인에 맞는 전도방식을 개발하고 연구할 필요성 요구된다. 집단 전도보다는 개인과 일대일 관계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경진 김수연 박윤서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