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 고이(나라, 민족)는 우리말 구약성서에서 백성(창 10:5) 민족(창 17:4, 레 18:28) 나라(출 9:24) 이방(사 9:1) 등으로 번역됐습니다. 구약 전체에 561번 나옵니다. 신약에서 비슷한 뜻으로 쓰인 고대 그리스어 에스노스(민족, 나라)도 “모든 민족”(마 28:19)처럼 복수로 쓰이면 이스라엘이 아닌 나라들 곧 이방인들을 포함합니다(국민일보 2019년 5월 18일자 10면 참조). 주기도문 “나라가 임하시오며”(마 6:10, 눅 11:2)에서 ‘나라’는 바실레이아(왕국) 곧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하나님 나라입니다.
영어 성경은 고이를 네이션(nation·나라, 국가)이라고 번역했습니다. 라틴어로 ‘태어나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에서 파생된 명사 나티오(태어남 종족 나라)에서 유래했습니다.
“주님은 공정한 심판으로 그 모습 드러내시고, 악한 사람은 자기가 꾀한 일에 스스로 걸려 드는구나. 악인들이 갈 곳은 스올, 하나님을 거역한 뭇 나라들이 갈 곳도 그 곳뿐이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이 끝까지 잊혀지는 일은 없으며, 억눌린 자의 꿈도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주님, 일어나십시오. 사람이 주님께 맞서지 못하게 하십시오. 주님께서 저 이방 나라들을 심판하십시오. 주님, 그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시며, 자신들이 한낱 사람에 지나지 않음을 스스로 알게 하여 주십시오.”(시 9:16~20, 새번역)
하나님께서 나라의 경계를 넘어서 언제나 공정하심을 고백합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