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 ‘몽실언니’ 등 100여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남기고 2007년 세상을 떠난 권정생. 그의 아름답고도 슬픈 작품은 권정생의 삶과 꼭 닮아있다. 일제 강점기 일본에서 태어나 해방을 맞아 고국에 돌아왔지만 전쟁을 겪고, 폐병에 걸려 평생을 힘들게 살았다. 평생을 낮은 곳에서 가난하게 살았다. 거지로 거리를 떠돌아다니기도 했다. 한동안은 교회 문간방에서 종지기로 살기도 했다. 여생의 거처는 작은 흙집이었다. 하지만 그는 평생을 못나고 가난하고 불쌍한 것들을 품고 살았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쓴 소설가 정지아가 섬세한 시선으로 권정생의 삶을 복원했다. 정지아는 “권정생의 삶은 오늘날, 무엇이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면서 “낮은 곳의 슬픔과 고통을 품을 때 비로소 사람은 사람답게 살 수 있을지 모른다. 우리 모두 그의 따스한 마음 한 자락, 나눠 가지면 참 좋겠다”고 말한다.
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