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예수님의 유앙겔리온

입력 2024-06-20 03:08

예수님께서 사역을 시작하셨을 때 천국 복음을 전파하셨습니다. 우리는 이 ‘복음’이라는 단어를 자주 들어봤을 것입니다. 의미는 ‘좋은 소식’이고 영어로는 ‘가스펠’이며 CCM 장르 명칭으로도 흔히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복음의 원어를 현대식으로 발음해 보면 ‘유앙겔리온’입니다. 예수님께서 사역하셨을 때 이 단어는 사실 종교적이거나 영적인 단어가 아니었습니다. 로마제국이 쓰는 군사적이며 정치적 용어였습니다. 로마 시대 때 황제는 신으로 숭배됐고 로마제국은 이웃 나라를 침략하면서 세력을 넓혀갔습니다.

그리고 로마 군대가 새로운 도시를 굴복시키고 식민지로 삼을 때 바로 이 유앙겔리온(복음)을 선포했습니다. 침략당하는 사람들을 향해 “여러분의 나라에 로마 제국이 임했다. 이제 여러분은 로마 황제의 자녀가 됐으니 기뻐하라”고 하며 전파했던 것이 바로 유앙겔리온입니다. 로마제국에는 좋은 소식일지 모르지만 침략당하는 사람들에게는 말할 필요 없이 안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왜 이런 군사·정치적 용어를 택했을까요. 예민한 데다 논란을 빚기 쉬운 용어를 사용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이웃 나라에 침략을 당했고 식민 지배까지 받아본 한국 사람들로서는 충분히 물어볼 수 있는 질문입니다.

창세기 1장 28절은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입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 사람들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하셨고 하나님을 대표해 이 세상을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지상명령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사탄의 거짓말에 속아 하나님께 죄를 범하고 죽음의 저주에 걸리게 됩니다. 사람들뿐 아니라 이 세상도 저주에 걸리게 되고 사탄은 죄와 저주로 오염된 이 세상과 사람들을 지배하게 됩니다

“아담에게 이르시되 네가 네 아내의 말을 듣고 내가 네게 먹지 말라 한 나무의 열매를 먹었은즉 땅은 너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고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창 3:17)

그래서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예수님은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완벽한 대표로 십자가에서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사람들을 죄와 죽음의 저주로부터 해방시키셨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모든 사람은 이제 죄와 죽음의 저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사탄의 악한 영향력을 뿌리치고 이겨낼 수 있는 천국 시민이 됩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유앙겔리온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하나님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자녀들을 속이고 자녀들에게 주셨던 이 세상을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우리를 노예 삼고 지배했던 사탄과 귀신들을 향한 선전포고입니다.

예수님은 사탄이 지배하고 있던 이 세상을 구할 ‘침략자’로 오셨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외치십니다. “회개하라. 예수 믿고 죄를 떠나라. 사탄의 지배로부터 빠져 나와 천국에 들어오라”고 초청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다시 하나님의 자녀가 돼 성령님과 함께 창세기와 마태복음의 지상명령을 실행하게 됩니다. 이제 우리가 예수님의 천국 복음을 전파하고 죄로 타락한 이 세상과 사람을 치유하며 제자 삼고 악한 영과 싸워 승리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 예수님의 유앙겔리온의 은혜와 승리를 매일 누리며 전파하길 기도합니다. 아멘.

한규성 목사 (용인 올리브교회 부목사)

◇한규성 목사는 미국 워싱턴주립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뒤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에서 목회학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지구촌교회에서 3년 반 동안 글로벌사역 영어예배 전도사로 섬겼으며 현재 경기도 용인 올리브교회 중·고등부에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