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도 OK”… ‘서울형 시간제 전문 어린이집’ 운영

입력 2024-06-13 02:40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5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4 탄생응원 서울축제’를 찾아 다둥이 가족과 함께 어린이합창단의 축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정부의 시간제 보육을 확대해 1시간 단위로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전문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보육 돌봄망을 더 촘촘히 구축한 것으로, 영유아는 물론 6~7세 미취학 아동을 둔 부모도 자유롭게 자녀를 맡길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주중 낮 시간대에 시간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서울형 시간제 전문 어린이집’을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 우선 공모를 통해 선정된 권역별 7개 어린이집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한 뒤 내년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용료는 2000원, 한도는 하루 최대 4시간·월 60시간으로 설정했다.

이번 시간제 전문 어린이집은 정부 시간제 보육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동안 시간제 보육은 만 6개월 이상 36개월 미만 영유아만 보육 시설에 맡길 수 있었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인 미취학 단계에선 맡기지 못했다. 이 때문에 7세 이하 미취학 아동을 키우는 부모의 양육 부담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시가 연령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맞벌이 부부를 고려해 운영 시간도 늘렸다. 정부 시간제 보육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했지만 서울형 시간제 어린이집은 아침 7시30분부터 12시간 운영한다.

정부 시간제 교육은 또 별도 교사와 공간이 필요한 만큼 수요에 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 적다는 한계가 있었다. 시 관계자는 “정부 시간제 보육의 경우 대부분 어린이집이 시간제 전담반을 1개만 운영해 이용하기 쉽지 않았다”며 “시간제 전문 어린이집은 규모를 대폭 늘려 3개 반 정도를 시간제 전담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병원 방문 등 급한 용무가 아니더라도 장보기, 운동 등 일상생활을 할 때도 어린 자녀를 몇 시간 동안 맡길 수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취미와 여가 생활을 보장해 삶의 여유를 되찾게 해주려는 목적도 크다는 얘기다.

저출생으로 인해 폐업 위기를 맞이한 어린이집에 반전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다. 시는 재원 아동이 줄며 유휴 공간이 많아진 어린이집을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운영 안정성과 서비스 수준을 담보하기 위해 기관장의 운영 의지와 능력을 선정 과정에서 꼼꼼히 살피도록 했다. 선정된 어린이집은 반별 보육교사와 보조교사 인력, 운영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시는 또 어린이집별로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단순히 아이들을 돌봐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연령에 맞는 세심한 보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