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로 훑어본 고언휴의 당나라 역사 이야기

입력 2024-06-14 05:31

제목은 ‘당나라의 빠진 역사’라는 의미다. 당나라의 문인 고언휴가 당나라 중후반 시기의 역사 인물과 사건을 상하 두 권에 51개의 고사로 엮었다. 일부 고사의 말미에 평을 실어 고언휴의 가치관과 세태 비평을 엿볼 수 있다. ‘제 장군의 의로운 개’를 소개하는 글에서 “네 발로 달리고 털 달린 짐승이지만 능히 충과 효 둘을 지녔으니 감탄스럽도다”라고 썼다.

실존 인물에 대한 일화를 수록해 정사를 보완하는 야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또한 당시 문인들이 지은 시와 관련 일화를 소개해 문학사적으로도 가치가 있다. 청 건륭제가 읽고 ‘제당궐사(題唐闕史)’라는 시도 지었다. “서적에 목말라하는 것은 어진 일이로다. 장편 대작은 모두 서각에 꽂혀 있고, 자질구레한 이야기와 하찮은 말도 책 상자에 들어 있다. ‘(당)궐사’ 두 권은 주워 모은 이야기를 전해, 만당(晩唐)의 남겨진 자취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중요한 문헌이지만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중국에서도 현대어역이 나오지 않았었다. 연세대 김장환 교수가 친절한 주석과 전문적인 해설을 곁들인 국내외 초역이자 완역본이다. 어르신들을 위한 큰 글씨 책도 별도로 제작했다.

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