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2대 국회 원 구성을 단독 강행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이재명 방탄 국회’를 만들려는 거야의 독주”라고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법제사법위원회를 제외한 다른 상임위는 양보할 수 있다’는 여당 제안을 민주당이 단칼에 거절한 데 대한 불만이 들끓고 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일방적으로 구성한 상임위 활동에 불참하는 대신 당 정책위원회 산하 15개 특위를 중심으로 민생 현안을 챙긴다는 방침이다. 국회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에 대해선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해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국회 운영을 하려고 한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며 “결연하게 강하게 맞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앞으로 매일 의총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날 법사위 등 일부 상임위 회의를 소집하고 6월 임시국회에서 대정부질문 등을 추진하는 데 대해 “국회를 민주당 의총장으로 만들고 있다”며 “여야 협의로 결정하는 국회 의사일정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통보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의총에서는 “상임위 전체를 무기한 보이콧해야 한다” “야당 의원들과 함께하는 모임이나 포럼을 전부 탈퇴해야 한다”는 식의 강경론이 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강행 처리하는 법안에 대해선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건의하는 방안도 논의됐다고 한다.
다만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이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면서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해 당내 특위를 즉각 가동하기로 했다. 에너지특위는 이날 첫 회의를 열었고 재정세제개편·노동·교육개혁·외교안보·재난안전특위(12일), 기후대응특위(14일) 순으로 당정회의 또는 현장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며 여론전도 펼쳤다.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겉으로는 법대로 협상을 하면서 원 구성을 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이재명 대표를 구하기 위해서는 하루가 아니라 단 한 시간도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지호 전 새누리당 의원도 KBS라디오에서 “민주당이 1호 법안으로 해병대원 특검법안을 발의했지만 거기에 이화영 특검법을 끼워넣기 할 것”이라며 “22대 국회 법사위는 이재명 방탄을 위한 개인 로펌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우진 이강민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