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을 강행한 더불어민주당이 곧바로 상임위 가동에 들어가며 ‘몽골기병식’ 입법 속도전에 나섰다. 특히 법제사법위원회를 차지하면서 주요 쟁점법안 처리를 최단 시간 내에 몰아칠 태세다. ‘의회 독주’라는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22대 국회 초반에 확실히 입법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어제 상임위원장 선출은 국민의 명령을 받드는 시작”이라며 “채상병 특검법, 방송 3법, 민생위기극복 특별조치법, 전세사기 특별법 등 시급한 법안도 있고 국정조사를 해야 할 사안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은 실천하는 개혁국회 1일차”라며 “정치 효능감이 넘치는 국회를 만드는 데 모든 의원이 최선을 다해주리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표도 의총에서 “한시가 급한 상황인데 원 구성 합의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회 기능을 장시간 작동되지 않도록 방치하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서 결코 옳지 않을 것”이라며 신속한 상임위 활동을 주문했다.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에서 해당 법안들을 최대한 많이 처리한다는 목표하에 이날 곧바로 상임위를 가동했다.
정청래 신임 법사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국회법에 따라 법과 원칙대로 현명하게 법사위를 운영하겠다”며 “곧 법사위 첫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니 국민의힘 법사위원들께선 착오 없으시길 바란다. 법사위 열차는 항상 정시에 출발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날 김어준씨 유튜브 방송에 나와 민주당이 ‘1호 법안’으로 발의한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진행자가 ‘이번 주 내에 심의가 되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다음달 15일이 채상병 사망 1주기이고, 통신기록 등 자료 보존 기간이 7월까지인 점 등을 감안해 특검법 처리를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채상병 특검법이 법사위 1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거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 빠르면 2~3주 내에도 가능하다는 게 정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역풍에 두려워하지 않겠다. 민주당과 국민이 원하는 법들을 처리하려면 강심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송 3법’과 민생위기극복 특별조치법을 조기 처리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도 본격적으로 입법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대정부 질문도 계획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확보한 11개 외에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을 두고 국민의힘과 협상을 이어가되 합의가 되지 않으면 13일 본회의를 다시 열어 나머지 상임위원장 선출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13일 본회의 개최를 요구해놓은 상태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과) 대화는 언제든 한다. 그럼에도 7개 원 구성이 늦어지면 민주당 주도로 야당이 뜻을 모아 위원장을 선출하지 않을까 싶다”며 “협의 또는 합의를 이유로 원 구성을 늦춰 일하지 않고 버틸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영선 송경모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