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광주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가 차기 광주시장 선거 대리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광주시의회는 후반기 의장 선거 일정을 다음 달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선거일정을 26일 공고하고, 7월 1~3일 후보등록, 8일 ‘TV 토론회’를 거쳐 의장선거를 치른다. 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은 다음 달 10일 임기를 마친다.
후반기 의장단 선거는 단순한 시의회 내부 권력 분배를 넘어 더불어민주당 아성인 광주지역의 향후 정치 지형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선 9기 광주시장을 선출하는 2026년 6월 제9회 지방선거 전초전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의장 선거가 차기 시장 선거 대리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는 상황이다. 재선 고지를 노리는 강기정 시장과 광주의 ‘권좌’를 겨냥한 민형배 재선 국회의원 간 샅바싸움이 자의 반 타의 반 후끈 달아오른 형국이다.
의장 출마를 공식화했거나 저울질하는 시의원은 현재 4명 중 1명꼴인 6명에 달한다. 출마 의사가 없거나 접은 나머지 시의원들은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며 유력 후보에게 부의장 또는 상임위원장 자리를 타진하는 중이다.
도전의사를 굳힌 초선 ‘친강파’ 강수훈(서구1), ‘친민파’ 박수기(광산5) 의원 등 2명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첫 의정활동이지만 신선한 발상과 발군의 의정활동으로 주목받았다. 강 의원과 박 의원은 지방선거 주요경력이 될 의장 당선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정치 체급을 올리는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지역 정가 관계자들은 “강 의원이 의장이 되면 강 시장의 정책 추진이 탄력을 받게 되겠지만 줄곧 독단적인 행정 스타일과 정책을 비판해 온 박 의원이 승리하면 광주 유일 재선인 민형배 국회의원의 정치적 입지가 강화돼 차기 시장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재선인 박미정(동구2), 신수정(북구3) 의원도 출사표를 냈다. 두 의원 모두 시의회 최초의 여성 의장 배출이 바람직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여성 시의원만 9명에 달해 이들이 단일대오를 형성하면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한다.
역시 재선인 심철의(서구4), 조석호(북구4) 의원은 정치 경험이 풍부한 재선이 의장을 맡아야 원만한 의회운영을 이룰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의원 전체 23명 중 21명이 민주당 소속인 상황이라 의장 선출은 6월 말로 예정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의원 간 합의로 사실상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