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예수의 표적] <65> 고창병을 고쳐주시다

입력 2024-06-11 03:08
안식일에 수종병 환자를 고치신 그리스도

어느 안식일에 예수님이
한 바리새인 지도자의 집에 초청받아
음식을 먹으러 들어가시는데
사람들이 빌미를 잡으려고 엿보네

앞에는 고창병 환자 하나가 있네
예수님이 그 자리에 있는
바리새인들과 율법 교사들에게 물으시네
안식일에 병 고쳐주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

그들은 아무런 대답도 못 하고 잠잠하네
몸이 퉁퉁 부은 고창병 환자를 고치신 후
그를 집으로 돌려보낸 예수님은
바리새인들과 율법 교사들에게 다시 물으시네

너희 중 누가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지면
안식일이라도 즉시 끌어내지 않겠느냐
예수님의 말씀이 옳으므로
그들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네

예수님의 공생애 후반기인 베뢰아 사역 중에 일어난 표적으로, 안식일에 고창병(蠱脹病·dropsy) 환자를 고쳐주신 사건이다.(눅 14:1~6) 이런 치유 표적이 안식일에 행해졌기 때문에 바리새인들과 율법 교사들이 문제 삼는다. 예로부터 안식일 준수는 유대인들에게 극히 중대한 문제였다. 유대교 랍비들의 구전을 집대성한 미쉬나의 안식일 규정에 의하면 안식일에도 구덩이에 빠진 가축을 구해낼 수 있었다. 예수님은 이런 규정을 들어 바리새인들과 율법 교사들의 시비를 차단하신다. 고창병(그리스어로 휘드로피코스)은 수종병(水腫病)이라고도 하는데(눅 14:2) 신체의 세포 조직이나 각종 강막에 혈장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상태를 가리킨다. 대개 심장에 결함이 있거나 신장이 병들었을 때 발생하는데 얼굴이나 팔다리가 퉁퉁 붓고 살갗이 짓무른다.

김영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