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에 성경적 성 가치관 심는다” 강사 양성·표준안 마련도

입력 2024-06-12 03:06 수정 2024-06-24 14:15
지난해 7월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 ‘통합국민대회 거룩한방파제’ 행사에서 카도쉬아카데미 관계자(오른쪽)가 부스를 찾은 한 어린이와 함께 성가치관에 관한 퀴즈를 풀고 있다. 카도쉬아카데미 제공

현재 학교에서 진행되는 성교육은 ‘내 몸은 내가 온전히 주인이 돼야 하며, 내 마음대로 하는 일에 대해 누구도 개입할 수 없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른바 ‘성적 자기 결정권’이다. 또 책임감과 절제를 가르치기보다는 자유로운 성관계 속 피임을 더 장려한다. 하지만 교계 전문가들은 미성년인 학생에게 성관계와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가르치기보다는 상대방과 합의 여부에만 초점을 맞추기에 무분별한 임신과 출산을 일으킨다고 보고, 방임 수준의 성교육이 아니라 성경적 가치관과도 맞닿은 절제 교육이 더욱더 다음세대를 위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11일 한국가족보건협회에 따르면 2013년 이래 국내 에이즈 바이러스 신규 감염자는 해마다 1000명 이상씩 증가해왔다. 그중 10~30대가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18~19세에 에이즈에 걸린 청소년의 92.9%가 동성 간 성행위를 했다는 통계 결과도 있다.

다음세대에 올바른 성 가치관, 특히 성경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성 가치관을 심어주는 일이 무엇보다 긴요해졌다는 의미다. 교계에서도 이 일의 중요성을 깨닫고 관련 기관과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있다.


카도쉬아카데미(공동대표 이재욱 최경화)는 성경적 성교육 표준안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에 이르는 교육과정 동안 학생들에게 필요한 성경적 성 가치관을 심어줄 교육 자료를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일반 학교부터 교회학교 구분 없이 올바른 성 가치관 교육에 나선다.

이재욱 목사는 “본 아카데미를 통해 교육받은 성교육 강사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초·중·고교 239개 학교를 찾아 9만5000여 명의 학생들을 만났고, 교회를 상대로 117회 강연도 진행했다”며 “아동복지센터나 기독대안학교 등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강연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자립교회를 위해서는 무료 강연에도 나선다고 했다. 이 목사는 “단순히 남녀 간 생식 기능에 초점을 둔 성교육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까지 연결짓는 교육이 필요한 때이다”며 “저출산 시대 교회와 가정을 건강하게 세우는 일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랩아카데미(김지연 대표)도 ‘성경적 성교육 강사 양성과정’을 통해 학교와 교회에서 다음세대를 교육할 성교육 강사를 길러내고 있다. 또 두란노바이블칼리지와 함께 ‘기독교성가치관학교’ 등도 진행한다. 청소년 이성 교제의 성경적 지침부터 청소년 조기 성애화의 문제점과 예방법, 성교육의 현실과 이에 대한 기독교 양육자들의 자세 등을 안내한다. 김지연 대표는 “미성년 시기에 정통 기독교 성교육을 받게 되면 건전한 성 가치관을 확립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며 “하지만 편향된 학생인권조례, 성적 자기 결정권 등으로 교육 현장에서는 동성애와 미성년 시기 성행위의 문제점을 언급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 성도뿐만 아니라 목회자를 대상으로 기독교 세계관을 교육하는 단체도 있다. 현대성윤리문화교육원(원장 류현모 교수)은 목회자와 성도가 동성애를 포함한 젠더 이데올로기의 문제점을 알리고 목회자가 올바른 기독교 세계관으로 무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류현모 교수는 “시대가 흐를수록 교회와 기독교적 세계관이 동성애 옹호 진영에 의해 공격을 받고 있다”며 “성도는 물론 목회자조차 젠더 이데올로기에 물들어 세상의 가치관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류 교수는 “이는 우리 삶의 기준을 흔들 수 있다”면서 “공교육도 사실상 무신론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기독교인들이 이런 공격에 대비해 자기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단단한 성경적 세계관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이철 감독회장) 동성애대책위원회는 성경적 분석을 바탕으로 동성애 확산에 대응할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성경적 동성애 교육 지도자 양성과정’을 시작했다. 혐오에 기반을 두기보다 성숙한 방식으로 동성애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해선 안 된다’라는 성경 원리를 기반으로 진리를 사수하면서 동성애자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35회 총회 입법의회에서는 장로과정, 준회원 진급 고시과정, 연회 정회원 연수과정에 이 과정을 포함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했다.

성서와 복음주의에서 보는 동성애의 문제와 진실, 대한민국의 동성애 대책 등 3개 코스로 나눠진 전 과정을 수료한 목회자와 장로에겐 강사 자격증이 수여된다. 이들은 총회 내 일정 과정에서 전문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

다음세대를 성경적 가치관에 따라 교육하는 일에 나선 기독 대학도 있다. 한동대(최도성 총장)는 한동대VIC초중등교육지원센터를 통해 교회가 바른 성경적 세계관에 기초한 초·중등 맞춤형 학교 교육에 나설 수 있도록 ‘VIC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이 프로그램은 급·간식을 통한 ‘돌봄’, 영어·수학·코딩부터 창조과학, 기독교 세계관 교육에 이르는 ‘학습’, ‘예체능·창의교육’, 예배와 전도훈련을 통한 ‘제자화’ 과정으로 구성됐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제양규 교수는 “동성애 옹호 등 반기독교적인 학교 교육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 현실에서 지금이 바로 청소년기 학생들을 성경적 교육으로 올바르게 키워낼 절호의 기회다”고 강조했다.

임보혁 유경진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