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날쭉 이상기온에… 올해 한라산 산철쭉 못 본다

입력 2024-06-11 00:19
한라산 산철쭉 개화 모습(왼쪽)과 올해 냉해를 입은 모습. 제주도 제공

올해는 한라산 산철쭉이 만개한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10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선작지왓 등 해발 1600m 부근 한라산에서 산철쭉이 대부분 꽃을 피우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철쭉 개화 시기에 기온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14~16일 한라산 선작지왓 일대 야간 기온은 영하 3~8도까지 떨어졌다.

산철쭉은 한라산 해발 1500~1600m 고지대에서 매년 6월 초 만개한다. 꽃이 잎보다 먼저 피는 털진달래와 달리 잎이 먼저 돋아나고 꽃이 핀다. 5월 중순 털진달래가 지기 시작할 무렵 해발 1400m 고지에서 서서히 개화가 시작돼 5월 말부터 해발 1500m 고지 영실 병풍바위 일대를 산상화원으로 물들인다.

올해는 봄철 기온이 평년보다 크게 오르면서 조사목 개화가 평년보다 열흘가량 이른 5월 23일부터 관측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3~5월 제주도 평균 기온은 15.2도로 평년보다 1.2도 높았다. 특히 4월에 따뜻한 남풍이 자주 불면서 평균 기온이 16.2도로 1973년 이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개화 시기 들쭉날쭉한 기온에 꽃눈이 손상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관계자는 “올해 산철쭉이 평년보다 일찍 개화하면서 날씨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