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살이·K푸드 대접·버스킹… 한류 타고 문화선교 새바람

입력 2024-06-10 03:00
경기도 고양의 제자광성교회 청년들이 지난해 6월 여름 단기선교 준비를 위해 마련한 바자회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다. 제자광성교회 제공

국내 일선 교회들의 단기선교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한 형태의 문화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문화 선교’에 초점을 둔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K팝·푸드·뷰티 등을 현지 교회에 선보이는가 하면 현지교회의 문화적 니즈를 충족시키는 선교전략도 돋보인다.

경기도 고양의 제자광성교회(박한수 목사)는 청년부 여름 단기선교 준비가 한창이다. 다음 달 3일부터 전남 고흥·구례·진도, 경남 진주, 제주도 등에서 아웃리치(현장봉사·지원활동)에 나설 예정인데 K뷰티가 눈길을 끈다. 매니큐어, 마사지, 이미용 등을 앞세우고 버스킹 등 음악을 통해 문화교류 및 노방전도를 펼치기로 했다.

다음 달 엿새간 울릉도로 단기선교를 떠나는 서울 침례교회(김성봉 목사)도 문화사역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역을 담당하는 정길숙 전도사는 “지역교회인 울릉도 열린침례교회(김진혁 목사) 사역을 돕는 것이 이번 선교의 주목적”이라며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메이크업 마사지 성경캠프 등 다양한 문화사역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운영 노하우를 지역교회에 전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선교를 위한 새로운 대안, 제주 한달살기 단기선교에 참여할 분을 모집합니다.’

제주 한달살이 선교사들이 포함된 제주한빛교회 전도팀이 초등학생들에게 보디페인팅을 해주는 모습. 제주한빛교회 제공

제주한빛교회(황성은 목사)는 올해도 변함없이 이런 모집 공고문을 냈다. 2017년 이후 7년째다. 참가자들은 월~수요일까지는 자유시간(올레길 걷기, 관광 등)을 갖고, 목·금요일에는 현지 어린이 및 지역 전도에 동참한다. 주말과 주일에는 현지 교회와 지역의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사역에 참여하는 식이다.

황성은 목사는 9일 “(이 프로그램 덕분에)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고 우리 교회로서도 활발함과 역동성을 지니게 되는 것 같다”면서 “여름뿐 아니라 상시로 올 수 있게끔 3~6월, 9~12월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8월 필리핀 단기선교를 예정 중인 경기도 군포의 새가나안교회(이기동 목사)는 필리핀 현지에서 바자회를 열 계획이다. 발생한 수익으로 선교지를 돕는 한편 농어촌 지역을 찾아가 풍선아트, 악기 등 재능기부 방식으로 문화선교를 펼칠 예정이다.

박형렬 아신대 평생교육원(ACTS전문인선교연구) 교수는 “선교 방향이 문화선교·직업의 소명론의 형태로 돌아오고 있다”면서 “청교도 정신은 사실상 삶으로서 보여주는 선교다. 이것이 지금 문화선교로 표현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점점 심화되는 해외의 종교갈등 양상도 문화선교로 방향을 트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지 선교문화·언어훈련 등 단기선교를 위한 사전준비 과정도 중요하다. 한철호 미션파트너스 대표는 “기간이 짧은 단기선교의 경우 기도와 함께 체계적인 준비, 나아가 지속가능한 선교 계획도 필수”라고 말했다.

조승현 박윤서 김수연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