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일정 확정에 ‘원외 세력’ 꿈틀… ‘첫목회’ ‘성찰과각오’ 등 잇단 모임

입력 2024-06-07 01:12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소장파 정치인들의 공부모임인 ‘첫목회’ 회원들을 상대로 연금개혁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첫목회는 ‘매월 첫째주 목요일에 모이는 모임’이라는 의미다. 뉴시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날짜가 오는 7월 25일로 잠정 결정된 이후 ‘원외 세력화’도 본격화되고 있다. 원외 인사들은 전당대회 룰 개정, 당 지도체제 전환 등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중이다. 이들의 ‘표심’은 차기 지도부 선발에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원외 3040세대 인사로 구성된 ‘첫목회’는 6일 국회에서 네 번째 모임을 열었다. 오전에는 윤희숙 전 의원을 초청해 연금개혁을 주제로 강의를 들었고, 오후에는 곽관용 경기 남양주을 당협위원장의 정치개혁 관련 발제 후 자유토론을 했다.

첫목회 간사인 이재영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전당대회 당심과 민심 비율) 5대 5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당이 혁신적이어야 하고 무게중심을 정부에서 당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는 집단지도체제로 꼭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단일지도체제와 집단지도체제를 혼합한 ‘절충형 복수지도체제’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이어 “집단지도체제는 특정인을 위한 것이 아닌데도 논의가 오염되고 있는 것 같다”며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위한 것이냐, 아니냐’ 이런 식으로 전당대회 룰 변경 논의가 이뤄지는 건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김선동 서울시당 위원장 등 수도권 전직 의원·지방자치단체장 30여명이 주축이 된 ‘성찰과각오’도 이날 비공개 모임을 가졌다. 성찰과각오 소속 한 원외 당협위원장은 통화에서 “오는 13일 정기 회의를 앞두고 우리 모임을 체계적으로 끌고 가기 위한 사전회의였다”고 설명했다.

당 안팎에서는 원외 인사들이 전당대회에 미치는 영향력에 주목한다. 이번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하면서 원외 인사들의 규모가 더 늘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당에서도 원외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총선을 거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들이 지닌 지역 조직력이 강해 세력화가 잘 이뤄지는 경우 당 최대 구심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자체 후보를 내세울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성찰과각오 지도부 관계자는 “원외에서 전당대회에 후보를 낼 것이냐, 누구를 낼 것이냐 하는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이를 위해 원외 협의체 구성도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여권 관계자는 “첫목회가 사실상 친한(친한동훈)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이에 반발하는 원외 인사들은 성찰과각오나 또 다른 집단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민지 이강민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