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합동직격탄(JDAM)

입력 2024-06-07 00:40

‘제이담’(JDAM·Joint Direct Attack Munition)으로 불리는 합동직격탄은 미국 공군이 개발한 무기다.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지난 5일 한반도 상공에서 2017년 7월 이후 약 7년 만에 합동직격탄 투하 훈련을 했다. B-1B 랜서는 레이더 탐지와 요격을 회피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이고, 합동직격탄은 유도조종장치가 포함된 폭탄으로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조합이다.

합동직격탄은 가성비 측면에서 특히 우수한 정밀 공격 무기다. 재고가 쌓여 있는 여러 종류의 재래식 폭탄에 유도조종장치만 부착한 것이기 때문이다. 유도조종장치는 꼬리 부분에 부착되는데 GPS 수신장치가 포함돼 있다. 레이저 유도 시스템이나 영상시스템처럼 표적을 일일이 지정해주거나 끝까지 추적을 해줘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고정된 목표를 공격할 때 효과적이다.

유도장치와 조종용 꼬리 날개만 붙이는 것인데 키트의 가격은 수천만원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위력을 낼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의 가격이 10억원을 훌쩍 넘는 것을 감안하면 왜 가성비 측면에서 우수한지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원형공산오차(CEP)는 10m 정도로 정확하다. CEP 값은 미사일이나 폭탄을 표적에 발사했을 때, 그 중의 50% 이상이 명중하는 원의 반경을 가리킨다. CEP가 10m라는 것은 폭탄을 10발 쐈을 때 5발은 반경 10m 안에서 적중한다는 얘기다.

합동직격탄은 전략폭격기는 물론 전투기, 무인 공격기 등 대부분의 군 항공기에 장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우리 공군도 북한 장사정포 갱도 등의 표적을 타격하기 위해 합동직격탄을 갖추고 있으며, 이와 별개로 자체 유도조종장치도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군에 따르면 우리 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에는 7발의 합동직격탄을 장착할 수 있다. 일단 이륙하기만 하면 한꺼번에 다양한 표적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셈이다. 북한이 합동직격탄 투하 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다.

정승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