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백조’ 美 B-1B, 합동직격탄 투하 훈련

입력 2024-06-06 00:26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왼쪽)가 5일 공군의 호위를 받으며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B-1B는 이날 한반도 상공에서 약 7년 만에 합동직격탄(JDAM) 투하 훈련을 진행했다. 국방부 제공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한반도 상공에서 정밀유도폭탄인 합동직격탄(JDAM) 투하 훈련을 진행했다. B-1B가 한반도 상공에서 JDAM 실사격 훈련을 한 것은 2017년 7월 이후 약 7년 만이다. 북한이 ‘오물 풍선’을 비롯해 도발을 이어가는 데 대한 경고이자 우리 정부의 9·19 군사합의 효력 전면정지 결정을 지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B-1B를 중심으로 5일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했다. 공중훈련에는 한국 공군의 F-35A, F-15K, KF-16 전투기와 미국의 F-35B, F-16 전투기도 참여했다. 국방부는 “7년여 만에 미국 전략폭격기가 우리 공군의 F-15K 호위를 받으면서 JDAM을 투하해 종심 표적에 대한 정밀타격 능력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JDAM은 동체 끝에 위치정보시스템(GPS)을 도입해 표적을 찾아가도록 만든 폭탄이다. 미사일에 비해 추진력은 약해 상대적으로 근거리에서 발사한다. B-1B는 이날 한반도 상공에 전개해 강원도 태백 필승사격장 일대를 향해 폭탄을 투하했다.

이번 훈련은 국방부의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 선언 24시간 만에 실시됐다. 국방부는 “우리 공군의 F-15K도 동시에 실사격을 실시했다”며 “북한의 도발에 대해 즉각적이고 강력하며 끝까지 응징할 수 있는 태세,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대응하기 위한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B-1B는 긴 동체가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라는 별칭이 있다. B-2, B-52H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힌다. 전략폭격기 가운데 유일한 초음속 기종으로, 마하 1.25(시속 1530㎞)로 비행할 수 있다. 기체 내외부에 60t의 폭탄을 실을 수 있다. 괌에서 출격할 경우 2시간 만에 한반도에 도착한다.

한·미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확장억제 전략에 따라 전략폭격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B-1B는 지난해 12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응하는 한·미·일 연합 공중훈련에 참가했다. 지난 4월에는 북한의 준장거리급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B-52H가 전개됐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