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매수 기회?… 외국인, 韓 빌딩·물류창고 줍줍

입력 2024-06-05 02:33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고금리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돼 저평가됐던 매물을 매집하는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빌딩, 공장·창고 등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둔 투자자들의 선제적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4일 글로벌 최대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된 해외 자본은 총 23억 달러(약 3조1560억원)였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31.5% 상승한 수치다. 이전 3년(2020~2022년) 유입된 해외 자본이 연평균 19억 달러(약 2조6172억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3% 증가한 수치다.

투자 1위 국가는 미국으로 유입된 해외 자본의 43%를 차지했다. 2위는 싱가포르로 28%였다. 미국의 투자가 두드러지는데 2022년과 비교하면 74%가량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싱가포르는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3위는 캐나다였다. 캐나다 투자회사인 브룩필드가 인천의 대형 물류센터를 인수해 5년 만에 상위권 재진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지만 연내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둔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본다.


중국의 투자는 지난해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확인된 투자는 2017년인데 당시 전체 투자 규모의 10% 수준으로 4위를 기록했다. 중국 당국의 대출 제한, 자본 통제 등이 투자를 막는 이유로 거론된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 중국이 알리 등 이커머스를 앞세워 한국 물류창고 등 상업용 부동산 투자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빠르면 올해 국내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지난 4월 국내 전국 공장과 창고 거래 시장은 거래 건수와 거래액 모두 전달보다 증가했다. 상업용 종합 부동산 서비스 알스퀘어가 국토교통부 전국 공장·창고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이달 전국 공장·창고 거래(6월 3일 기준)는 566건, 거래액은 1조5019억원이었다. 각각 전월 대비 3.5%, 17.0% 증가했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분위기는 바닥 다지기를 하고 있는것으로 보여, 시장 활성화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국내서도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전국 빌딩 거래도 3개월 연속 증가 중이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량은 총 1307건이다. 전월 대비 0.3% 상승했으며, 올 1월 1034건을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해서 거래가 늘고 있다. 특히 2022년 8월 1297건 이후 최고치다.

반면 상가는 경매 매물이 쌓이고 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상가 경매 진행 건수는 총 237건이었다. 이는 2016년 11월 244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낙찰률도 급감해 서울 상가 매물 237건 중 낙찰된 물건은 28건으로, 낙찰률은 11.8%에 불과했다. 업계 전문가는 “대규모 빌딩과 공장 창고 등에는 법인 자본이 몰리고 있지만 소규모 상가 매물은 개인이 투자하기 때문에 경기 악화에 여전히 맥을 못 추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