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오는 7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다. 그간 남다른 존재감을 보이며 속도감 있게 정책을 집행했다는 평가와 선을 넘는 발언 등으로 시장에 혼란을 줬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외부에서 평가하는 이 원장의 존재감은 ‘A’ 학점에 가깝다. 윤석열 사단 막내로 ‘실세’라는 수식어와 함께 취임했고, 공매도·횡재세·금융투자소득세 등 쟁점마다 선명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분쟁조정안을 발 빠르게 내놓는 등 실행력으로도 ‘전례 없던 금감원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며 ‘해결사’를 자처하기도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취임 이후 금융업권 및 유관기관 간담회에만 134차례 참여했다. 주요 현안에 대해 기자단과 진행한 백브리핑도 70회에 달했다. 이 원장은 올해 초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의견조정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개인 의견’도 수차례 내놓았다.
반면 실세 금감원장의 거침없는 발언이 여러 차례 문제가 되기도 했다. 권한 이상의 발언을 하거나 과도한 시장 개입으로 시장에 혼란을 줬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원장은 4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권에서는 (검사 출신인) 제가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인물”이라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접점을 만들고 의견을 알려서 예측 가능성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소통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이제 수능(임기)이 거의 안 남은 시점이다 보니 석차를 보느니 차라리 공부(일)를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라며 “퇴임할 때쯤 (스스로 몇 점으로 생각하는지) 답변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는 ‘C+’ 점수를 매겼다.
공식적으로 남은 이 원장 임기는 1년이다. 매월 위기설이 나오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안정화가 그의 최종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 원장은 “1년 반 넘게 끌어온 부동산 PF 안착 이슈가 가장 신경 쓰인다”며 “PF 구조조정과 자본시장 밸류업 등과 관련해 금융시장 안정과 더불어 금융 역량을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