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아프리카 48개국이 4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열고 교역 확대를 통한 동반성장, 기후변화 등 공동 과제에 대한 협력, 국제 평화를 위한 연대를 공동선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아프리카를 위한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2030년까지 100억 달러로 확대하고, 아프리카에 진출할 한국 기업들에는 140억 달러의 수출금융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윤 대통령과 아프리카 48개국 정상 및 대표, 4개 국제기구 대표는 이날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정상회의를 진행하고 25개항에 걸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한국과 아프리카는 교역 및 투자, 글로벌 도전과제 대응, 지속 가능한 인프라, 직업훈련 및 교육, 디지털 전환 및 과학기술, 상호 이해 및 교류 증진, 평화·안보 등 7대 분야에 걸쳐 중점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공동선언에 대해 “미래를 향한 협력의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아프리카는 젊고 역동적이며 자원이 풍부하고, 한국은 첨단기술과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서로의 장점을 잘 결합해 지속 가능한 해법을 찾는다면 글로벌 도전과 위기를 함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 주재국인 모리타니아의 엘 가즈아니 대통령은 “아프리카는 많은 인구와 함께 풍부한 광물, 부존자원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과 아프리카의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아프리카는 특히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아프리카 핵심 광물 대화’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는 아프리카가 보유한 핵심 광물의 안정적 공급, 광물 관련 기술 협력을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협의체다. 윤 대통령은 “공급망의 안정을 꾀하면서 전 세계 광물 자원의 지속 가능한 개발에도 기여하는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과 아프리카는 공동선언 외에도 12건의 조약 협정을 체결했다. 서명한 업무협약(MOU)은 34건에 이른다. 한국과 아프리카는 향후 ‘경제협력 장관 회의’, ‘농업 장관 회의’ 등 고위급 협의체를 활성화하고 관세 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2026년에는 한·아프리카 외교장관 회의를 열어 이번 정상회의의 성과를 점검 및 평가한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청와대 상춘재에서 아프리카 정상 배우자들과 함께하는 오찬 행사를 주재했다. 김 여사는 한국 전통문화 전달을 위해 합작 판소리, 수묵 퍼포먼스 등 공연과 퓨전 한식의 오찬 등을 수개월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