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소비 부진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첫 지역화폐 ‘탐나는전’ 발행액이 급감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탐나는전 발행액은 2021년 4648억원, 2022년 4445억원, 2023년 3870억원으로 감소하고 있다. 올해 들어 4월말까지 누적 발행액은 6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90억원의 절반에 그쳤다.
탐나는전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혜택 축소, 구매한도 조정 등 잦은 변경으로 이용자들의 불편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주도는 코로나19로 지역 경제가 위축되자 2020년 11월 탐나는전을 도입했다. ‘10% 선할인’을 내세우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도입 후 이듬해까지 예정 발행액 1700억원을 3배 가까이 초과했다. 도는 상품권 구매 과열을 줄이기 위해 1인당 할인 구매한도를 축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혜택을 ‘10% 선할인’에서 ‘7% 선할인’으로 줄였고, 올해부터는 포인트 적립으로 운영 방식을 변경했다.
포인트 적립률도 오락가락이다. 올해 초 포인트 적립률은 가맹점의 매출 규모에 따라 결제액의 3% 또는 5%였다. 그러다 이달부터 적립률을 7%로 올렸다. 포인트 적립 방식을 도입하면서 종이상품권은 적립 혜택에서 제외됐다. 초기 10% 선할인에 비해 혜택이 대폭 축소된 셈이다.
예산 확보 등 행정적인 문제로 혜택 적용이 중단되고, 명절·연말 등을 맞아 도가 일시적으로 구매 한도를 조정하는 상황이 수차례 반복된 점도 이용자들의 피로감을 키웠다.
제주도가 2022년부터 1인당 연 40만원의 농민수당과 어업인 수당 등 각종 복지 수당을 탐나는전으로 지급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일반 도민의 탐나는전 이용 감소 폭은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는 지역화폐 이용 확대로 소상공인 매출 상승에 기여해 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이용이 늘어날 지는 미지수다. 제주도 관계자는 4일 “올해 포인트 적립으로 전환하면서 혜택 체감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다”며 “불편 사항을 개선하도록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