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 한·중戰… 한국 라인업 확대해 역전 노린다

입력 2024-06-04 03:32
삼성전자가 3일 새롭게 선보인 온라인 전용 제품 ‘비스포크 스팀’(왼쪽). 같은 날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 드리미는 로봇 스윙 기술을 탑재한 ‘X40 울트라’(가운데)를 출시했다. 맨 오른쪽 사진은 한국 업체에 맞서 중국 로보락이 지난 4월 한국에 출시한 로봇청소기 ‘S8 맥스V 울트라’ 제품 모습. 각 사 제공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기업들의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로봇청소기는 로보락 등 중국 업체들이 삼성전자, LG전자를 앞서고 있는 유일한 영역이다. 국내 기업들이 로봇청소기 시장 탈환에 힘쓰자, 중국 업체들은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과 청소 성능은 동일하지만, 가격은 낮춘 ‘비스포크 스팀’ 온라인 판매를 3일 시작했다. 비스포크 스팀은 물걸레를 고온 세척하는 ‘스팀 청정 스테이션’과 인공지능(AI) 바닥 인식 등 청소 관련 스펙은 지난 4월 출시된 비스포크 AI 스팀과 같다. 물걸레 고온 세척·스팀 살균·열풍 건조 등 비스포크 AI 스팀의 핵심 기능이 유지됐다. 다만 AI 사물 인식 기능은 빠졌다.

앞서 비스포크 AI 스팀은 출시 25일 만에 누적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하는 등 초기 반응이 호조를 띄자 비스포크 스팀 로봇청소기 라인업을 확대한 것이다. 이 제품 출고가는 비스포크 AI 스팀보다 40만원 저렴하다.

LG전자는 먼지 흡입과 물걸레 기능을 합친 일체형 로봇청소기 출시를 준비 중이다. 당초 상반기 내 신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성능 개선에 나서면서 출시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로봇청소기 신제품이 여럿 출시된 만큼, 이제 소비자들은 보다 차별화된 기능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대표 가전 기업들이 로봇청소기 사업에 고삐를 죄는 이유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 때문이다. 이들은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워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날 중국 3대 로봇청소기 업체 중 한 곳인 드리미는 서울 강남구의 한 복합문화공간에서 신제품 ‘X40 울트라’를 공개했다. 드리미가 한국에서 공식 런칭 행사를 연 건 처음이다.

X40 울트라는 흡입력이 1만2000파스칼(Pa)로, 현재 국내 시장의 로봇청소기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드리미는 밝혔다. 이 제품은 물걸레가 장착된 로봇 팔 2개, 사이드 브러시, 트리플컷 브러시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트리플컷 브러시는 머리카락이 엉키지 않도록 작게 잘라 청소기가 흡입할 수도록 한다. 물걸레는 최대 70도의 물로 고온 세척, 열풍 건조가 가능하다.

지난 2022년 10월 국내 시장에 진출한 드리미는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드리미의 공식 수입원인 코오롱글로벌의 박재민 본부장은 “X40 울트라의 보증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했다”고 말했다. 메기 다이 드리미 한국·일본·호주 지역총괄은 “한국 고객들은 올인원(일체형) 프리미엄 제품에 강한 니즈(수요)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의 출고가는 179만원이다. 앞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 로보락은 지난 4월, 또 다른 중국 업체 에코백스는 지난달 신제품을 공개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