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출 시장에 국내 스타트업이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화장품 관련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벤처기업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스타트업 수출 현황 및 수출 활성화 정책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 7년 미만인 스타트업의 수출은 지난 2017년 2억7000만 달러(약 3739억원)에서 지난해 24억2000만 달러(약 3조3517억원)로 지난 6년간 연평균 성장률 48.3%를 기록하며 9배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총수출액이 연평균 1.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30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한국 전체 수출액에서 창업 10년 미만의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벤처기업의 수출 비중은 2017년 2.3%에서 2023년 3.3%로 증가했고, 2017년 0%였던 스타트업의 수출 비중은 2023년 0.4%로 성장했다. 스타트업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기계류(30.1%), 화학공업 제품(25.5%), 전기·전자 제품(24.8%) 등에 집중됐다. 이 제품군은 전체 수출액의 0.5%를 차지했다.기계류 수출은 반도체 제조장비(22.1%)와 자동차 부품(13.8%) 등 한국의 주력 산업 관련 파생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견인하고 있다. 전기차 발달과 AI 반도체 칩 수요 증가 등이 수출이 늘어난 이유로 꼽힌다.
화학공업 제품 중 화장품이 65.3%를 차지할 정도로 높았다. 이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의 발전으로 스타트업의 수출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한류 콘텐츠 확산으로 ‘K뷰티’ 등이 인기를 끌었고, 미국·일본·동남아 등이 중국을 대신한 신흥 주력수출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수출 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