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올부터 ‘프리덤 에지’ 훈련… 한·일 ‘초계기 갈등’ 봉합

입력 2024-06-03 01:16
제21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일본이 공중·해상·수중·사이버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에지’를 올여름 처음 실시한다. 3국은 또 안보협력 제도화를 명시한 문서를 연내 작성하기로 했다. 한·일 초계기 갈등 봉합을 계기로 한·미·일 3국 군사협력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국방부에 따르면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은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를 계기로 3자 회담을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프리덤 에지라는 명칭은 한·미 연합훈련인 ‘프리덤 실드’와 미·일 연례훈련인 ‘킨 에지’에서 한 단어씩 따와 만들었다. 한·미, 한·일로 나눠 진행했던 훈련을 하나로 합쳐 한·미·일 군사협력을 한단계 발전시킨다는 의미가 있다. 한·미·일은 지난해 8월 3국 정상회담에서 다영역 훈련의 정례적 실시에 합의한 이후 각급 회의를 통해 이를 구체화했고 올여름 실시에 합의했다. 3국은 그간 수색·구조훈련, 미사일 경보훈련 등 일회성 훈련만 진행했다.

3국 국방장관은 이와 함께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포함한 역내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도상훈련(TTX)도 재개하기로 했다. 2014년 시작된 한·미·일 TTX는 2020년 훈련을 끝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3국은 또 ‘한·미·일 안보협력체계’ 문서도 연내 작성하는 데 뜻을 모았다. 이 문서는 3자 훈련 시행과 고위급협의 정례화 등 3국의 안보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한 것이다. 동맹을 경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재집권하더라도 3국 군사협력의 틀을 흔들지 못하게 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3국 군사협력 강화는 지난 1일 개최된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예고됐다. 한·일은 함정·항공기 간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국제규정 ‘해상에서 우발적 조우 시 신호규칙(CUES)’이 준수되도록 상호 협력하기로 하면서 2018년 12월 불거진 ‘초계기 갈등’을 봉합했다. 당시 우리 군은 일본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 주변을 위협 비행했다고 주장했고, 일본 해상 자위대는 우리 군이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레이더를 가동했다고 맞섰다. 한·일은 이번 회담에서 당시 사건의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CUES 준수에 합의하는 식으로 갈등을 일단락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