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들의 러브하우스… 국내 재정착 돕는다

입력 2024-05-30 03:02 수정 2024-05-31 14:12
경기도 부천의 선교사 자녀(MK) 주거 공간인 ‘콤콤하우스’ 내부. 콤케드 제공

경기도 부천의 지하철 7호선 춘의역 인근에 선교사 자녀 ‘MK(Missionary Kids)’의 숙박공간인 ‘콤콤하우스’가 있다. 냉장고 드럼세탁기 침대 책상 등이 딸려 있는 신축 원룸이다. 개인 공간이 46.2㎡(14평) 내외에 불과하지만 현재 22명의 MK가 머물고 있다.

강평강 한국선교사자녀교육개발원(KOMKED·콤케드) 본부장은 최근 서울 동작구 콤케드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내년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100호실의 콤콤하우스를 설립하는 게 비전”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서 장기적으로 머물 곳이 없어 방황하던 MK들이 콤콤하우스를 중심으로 영적 공동체를 형성하며 회복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주거 사역은 MK뿐 아니라 선교지에서 사역하는 MK 부모인 선교사도 힘있게 돕는 사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설립 26년을 맞은 콤케드(이사장 황덕영·원장 김백석)는 그동안 MK를 훈련하는 교육과 멘토링, 수련회 등 다양한 사역을 펼쳤다. MK의 주거 사역을 본격화한 것은 2020년 초부터다. 팬데믹 기간 많은 MK가 귀국했는데 머물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주거 공간에 대한 시급성이 대두됐다.

콤케드는 서울에 있는 콤콤하우스 3곳(마포구·서대문구·동대문구)를 시작으로 경기도 가평 안양 등 7개 지역에 39호실을 MK에 주거공간으로 내어주고 있다. 안양 콤콤하우스는 새중앙교회 안에 있는데 교회 측이 식사도 제공한다. 대부분 원룸이고 서울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인근에 있는 콤콤하우스는 투룸으로 구성됐다. 콤콤하우스 우선 입소 대상은 직장인이다. 대학생의 경우 교회와 선교단체 등에서 운영하는 학사관에 입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콤콤하우스는 단순한 주거 공간 이상의 의미가 있다. 강 본부장은 “국내에서 재정착을 시도하는 MK들이 콤콤하우스를 중심으로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 본부장에 따르면 MK들이 생일 등 특별한 날에 서로를 축하하고 응원할뿐더러 지역 교회에 함께 정착하며 신앙생활도 이어간다. 서울 나의교회(곽병훈 목사)에는 30여명의 MK가 출석하며 리더십으로 섬기고 있다.

지난 3월 한국선교사자녀교육개발원(KOMKED) 소속 MK들이 화요일 기도회인 '프레인 워십'에서 기도제목을 나누는 모습. 콤케드 제공

MK가 삶을 나누며 영성을 회복하는 ‘프레인 워십(PRAIN Worship)’도 매주 화요일 저녁마다 열린다. 이 자리에서 MK들은 나라와 민족, 부모가 섬기는 선교지와 열방을 위해 뜨겁게 기도한다. 기독교 서적을 읽는 모임인 북클럽 등 동아리 활동도 활발하다. 무엇보다 MK의 부모가 한국을 방문할 때 주거 공간에 대한 염려 없이 콤콤하우스에서 머무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강 본부장은 “교단이나 작은 선교단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MK의 주거 사역이 이처럼 활발한 데에는 여러 교회와 기업 등이 십시일반으로 지원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MK가 자신의 부르심대로 만들어가는 다양한 장을 만들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