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중심은 생명 전하는 복음… 전도동력은 하나님으로부터 온다”

입력 2024-05-31 03:08
민경설 미래목회연구원장이 29일 서울 구로구 광진교회에서 한국교회 전도 운동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미래목회연구원(원장 민경설 목사)의 ‘전국 평신도 초청 전도동력세미나’는 1993년 민경설(73) 서울 구로구 광진교회 원로목사가 창립해 31년간 한국 교회의 전도 열풍을 이끌어 왔다.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전도에 대한 열정과 부흥의 소망이 약화하고 있는 한국 교회의 현 상황 속에서도 전도동력세미나는 여전히 회차당 1000명 내외의 평신도와 목회자가 참석하며 교회 성장의 대안 집회로 위상을 굳게 세워나가고 있다.

‘전국 평신도 초청 전도동력세미나’는 지난 31년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국민일보가 주최한 ‘2024 국민 미션 어워드’ 세미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민 목사는 2016년 국민일보가 선정한 올해의 목회자상을 수상한 데 이어 이번에 전도동력세미나 부문까지 선정되면서 목회와 전도 양대 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29일 서울 구로구 교회에서 민 목사를 만나 한국교회 전도 운동의 나아갈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3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로 모임에 대한 열기가 식었다고 느낍니다.” 전도동력 세미나를 처음 시작할 때와 지금의 차이에 대한 질문에 민 목사는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나 상황이 절망적이지만은 않다는 게 민 목사의 평가다.

“예전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라 기복 신앙이 주류를 이뤘지만, 이제는 경제 발전과 함께 진정한 하나님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전도동력세미나에서 강조해온 ‘하나님나라 복음’이 보다 깊이있게 전달될 저변이 마련됐다는 게 민 목사의 평가다. 그는 “우리가 죽어서 천국에 간다고 믿는데 그게 아니라 하나님나라가 이미 여기 와 있다는 게 하나님나라 복음의 핵심”이라며 “여기 와 있는 하나님나라를 체험해야 죽어서도 하나님나라에 갈 수 있다. 하나님나라를 체험해야 전도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몸은 보이는 세계에 살지만, 영은 하나님나라에 사는 사람으로 거듭나도록 성도들을 이끌어야 한다. 예수 믿고 복 받으라는 메시지는 요즘 현대인들에게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듭남에 대한 신학 정리가 필요하다. 그것이 제가 법적인 은퇴를 했지만 죽는 날까지 전도 세미나를 하려는 까닭”이라고 덧붙였다.

전도동력 세미나는 1993년 시작해 겨울과 여름에는 평신도 전도동력세미나, 봄과 가을에는 목회자 전도동력세미나로 연간 4회씩 개최됐다. 민 목사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전도학교 교장으로 재임한 10여년 간은 전국 지역별 전도동력세미나도 개최하면서 지금까지 약 20만명의 평신도와 목회자를 전도자로 세워왔다. 한국 교회가 침체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2000년대에도 집회당 2000~3000명의 성도가 참석했다. 당시에 회원으로 가입한 교회와 교인들이 코로나 상황 이후 세미나 재개를 요청하고 있다. 이에 따라 3년 6개월 만에 제40회 전도동력세미나가 지난해 2월 열린 데 이어 올해 2월까지 3차례 진행됐다. 오는 8월에는 43회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세미나 이름에 등장하는 전도동력은 하나님으로부터 전도할 능력이 주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전도하려는 의욕은 넘치지만, 열매가 맺어지지 않을 때는 전도의 동력을 얻어야 한다는 게 세미나의 주 메시지다. “한국교회가 맞고 있는 부흥의 위기도 전도동력을 활성화하면 극복할 수 있고 교회의 본질이 영혼 구원인 만큼 목회의 초점을 영혼 구원에 맞추면 교회가 부흥할 수밖에 없다”는 게 민 목사의 설명이다.

전도동력 세미나의 특징에 대해 민 목사는 “변화를 체험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 강사인 제가 특별한 말솜씨나 전달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살아계신 표적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미나 참석자의 병이 낫는 일도 더러 있었다고 했다. 민 목사는 “특별히 환자를 위해 안수기도를 하지도 않았지만 하나님의 살아계심이 나타난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러한 표적을 통해 사람들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체험하게 됐고 교회 부흥으로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전도동력 세미나에 참석한 교회의 부흥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교회가 부흥이 안 되면 사회봉사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지만, 교회의 중심은 생명을 전하는 복음이어야 합니다.” 한국교회를 향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전도동력 세미나의 목표는 교인들의 영적인 눈을 뜨게 하는 것”이라며 “교회는 인격 교화소가 아니라 영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의 미래에 대해 민 목사는 “하나님나라 복음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가르치느냐에 달려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단들이 판치는 이유는 제대로 된 신학적 교육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하나님나라 복음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기독교는 도덕적 윤리적 수준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민 목사는 “전도동력세미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교회를 영적으로 새롭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전도동력세미나를 협력하고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