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자청’ 박병호, 대구로 간다

입력 2024-05-29 04:12

프로야구 홈런왕 출신 KT 위즈 박병호(37)가 삼성 라이온즈 오재일(37)과 전격 트레이드됐다.

두 구단은 28일 두 선수를 맞바꾸는 내용의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박병호가 KT에 이적을 요청한 지 하루 만이다.

박병호는 올 시즌 초반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3월 한 달간 타율이 0.154에 불과했다. 박병호의 부진에 팀 성적도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하위권으로 떨어진 KT는 박병호 대신 문상철을 주전 1루수로 중용했다. 문상철은 4월 한 달간 타율 0.329의 성적을 내면서 KT 타선을 이끌었다.

박병호는 올 시즌 성적 부진으로 인해 출전 기회가 줄어들자 최근 구단에 웨이버 공시(방출)를 요청했다. 당초 KT는 박병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더는 함께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다른 구단과 트레이드에 나섰다. 삼성 오재일도 올 시즌 부진을 겪고 있는 터라, 두 팀 간의 트레이드가 급물살을 탔다.

타자 친화적인 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구장으로 활용하는 삼성은 거포 내야수가 절실히 필요했고, 박병호가 오재일을 대신해 그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 속에 트레이드를 결정했다.

오재일은 이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 2-4로 뒤진 9회말 대타로 나와 좌중월 솔로 홈런을 치며 홈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오재일은 29일 KT에 합류할 예정이다.

박병호는 넥센(현 키움) 시절인 2014년과 2015년 각 50개 이상의 홈런을 친 리그 대표 장타자다. KT로 이적한 2022년 타율 0.275, 35홈런, 98타점을 기록하면서 맹활약했다. 지난 시즌에도 타율 0.283, 18홈런, 87타점으로 준수했다.

그러나 올 시즌엔 44경기에서 타율 0.198, 3홈런, 10타점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26일엔 허리 통증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박병호는 몸 상태에 따라 삼성 1군 합류 시기가 결정된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