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업계 경쟁이 유료 회원 확보전으로 확산하고 있다. 구독 모델로 멤버십 회원에게 혜택을 제공하면서 이용자를 붙잡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28일 구독제 서비스 ‘배민클럽’의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용자는 배민클럽 표시가 있는 가게에서 ‘알뜰배달’(묶음배달)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건 배달인 ‘한집배달’은 배달비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배민클럽은 체험 기간 무료로 운영되며 종료 시점과 구독료는 알려지지 않았다. 체험 기간이 끝나면 유료로 전환된다. 배민클럽은 서울·경기·인천을 비롯해 주요 광역시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배민은 향후 B마트, 배민스토어 등 커머스 혜택과 제휴사 혜택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쿠팡이츠는 와우멤버십 이용자를 위한 ‘전국 무료 배달’로 맞서고 있다. 회원들은 기존 수도권과 6대 광역시와 지방 도시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방에 거주하는 회원은 물론 휴가철 피서지에서 배달을 이용하는 회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멤버십 서비스를 가장 먼저 선보인 요기요는 ‘요기패스X’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구독비를 기존 4900원에서 2900원으로 낮췄고 최소주문금액도 없앤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쿠팡과 배민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문가격 10% 할인 경쟁, 지난 3월부터 무료 배달 경쟁에 마케팅 비용을 집중하고 있다. 양사가 올해 들어 투입한 비용만 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업계의 경쟁으로 배달앱 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배달앱 시장의 절대 강자는 배민이지만 후발주자들과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월간 활성 이용자 수 기준 지난 1월 545만명이던 쿠팡이츠 이용자는 지난달 697만명으로 늘어나며 요기요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 배민 이용자는 쿠팡이츠의 3배 수준이지만 이용자 수가 1월 2128만명에서 지난달 2109만명으로 감소했다.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혜택을 누리는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지만 결국엔 비용 부담이 소비자와 자영업자에게 전가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배달앱 입점 가게들은 판매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내는 요금제에 가입해야만 이용자들에게 멤버십 혜택이 제공된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각각 자영업자 대상 요금제인 ‘배민1플러스’, ‘스마트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배민 수수료는 매출 기준 6.8%(부가세 별도), 쿠팡이츠는 9.8%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구독 서비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요금제에 가입했다”고 토로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수수료만큼 음식 가격을 올리면 결국 소비자들이 비용을 내게 된다.
유료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이용자들에 대한 혜택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배민클럽 출시 직후 배민이 모든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던 알뜰배달 무료 혜택도 종료됐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