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파 하원의원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한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이 27일 라이칭더 대만 신임 총통과 만나 무기 지원을 약속했다. 중국은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낸다”며 반발했다.
대만 중앙통신 등은 라이 총통이 이날 오전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매콜 위원장 일행을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미 하원 대표단에는 공화당의 영 김, 조 윌슨, 앤디 바 의원과 민주당 소속 지미 파네타, 크리시 훌라한 의원이 포함됐다.
라이 총통은 “미 하원 대표단의 방문은 대만 새 정부와 국민에 대한 지지를 보여준다”면서 “미국 의회가 다양한 법안을 마련해 대만의 자주방어 능력 강화를 돕고, 미국·대만 간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올해가 미국의 대만 지원을 명시한 ‘대만관계법’ 제정 45주년인 점도 강조했다. 라이 총통은 또 ‘힘이 평화를 가져온다’는 로널드 레이건의 이념을 언급하며 국방개혁을 추진하고 국방력을 강화해 대만 국민의 조국 수호 결의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매콜 위원장은 최근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렇게 노골적인 폭력이나 침략 행위를 본 적이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모든 민주주의 국가가 단결해 싸워야 한다”면서 “대만을 강력히 지지하며 대만과 계속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콜 위원장은 린자룽 대만 외교부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중국이) 최근 한 일은 봉쇄가 본질적으로 어떤 모습일지 미리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만이 이를 억제하기 위한 무기를 갖추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이 대만에 약속한 무기 지원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선 “미국 무기가 곧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의원들이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만을 방문했다”며 “미국은 대만과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정치적 약속을 어기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도 아내 로리 황과 함께 전날 대만을 방문했다. 다음 달 2일 대만국립대에서 열리는 ‘컴퓨텍스 2024’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대만 연합보는 황 CEO가 대만 체류 기간에 엔비디아가 역점을 둘 ‘인공지능(AI) 생성 비디오’ 사업의 청사진을 공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