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공항에서 외국 항공사를 이용한 국제선 탑승객 수가 국내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한 수보다 많았다.
26일 국토교통부·한국항공협회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외항사 국제선 승객 수는 225만3733명이었다. 대한항공은 136만1842명, 아시아나항공은 87만7470명으로 두 항공사를 더한 승객 수보다 외항사의 승객 수가 1만4421명 많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외항사를 이용한 승객은 149만명보다 50.4% 증가한 규모다. 4월 전체 국제선 이용객은 약 689만명인데, 외항사가 32.7%를 차지했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32.5%였다. 나머지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였다.
외항사가 월간 국제선 이용자 수에서 국내 FSC를 넘어선 것은 2009년 1월 국토부 항공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로 두 번째다. 2021년 11월에도 외항사가 국제선 승객 수를 국내 FSC를 넘어섰다. 그러나 이때는 코로나19 창궐 시기였다. 당시 외항사 이용 승객은 17만5000여명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17만4000여명을 1000명가량 앞질렀다.
당시 국내 방역 상황으로 인해 국적 항공사의 운항에 차질이 있었으나, 입국 규제 제한 조치가 비교적 빨라 외항사들이 선제적으로 공급을 다시 늘리던 시기다. 이 때문에 국제선 외항사 이용 승객이 국내 FSC 이용자를 웃돈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는 평가다.
외항사 이용 승객이 이렇게 큰 폭으로 오른 가장 큰 이유는 외항사들이 노선을 늘렸기 때문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자 한국인들의 해외여행도 덩달아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인천공항에서 여객 노선을 운항한 외항사 수는 64개로 2년 전(40개)보다 60% 증가했다. 이달 초에는 독일 루프트한자그룹의 스위스항공이 27년 만에 인천~취리히, 주 3회 직항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미국 델타항공도 인천~애틀랜타 노선을 늘렸다.
외항사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항공권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을 기준으로 오는 6월 10일 오후 5시30분 인천에서 출발해 오후 9시20분 방콕(태국)에 도착하는 편도행을 항공권 가격 비교 플랫폼 스카이스캐너에서 비교해봤을 때, 타이항공은 22만3129원, 아시아나항공은 72만2900원이었다. 같은 일반석이어도 약 50만원 가량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처럼 외항사들은 같은 시간대 항공편을 국내 항공사보다 수만 원에서 수십만 원까지 싸게 팔고 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