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VIP 격노설’ 언급 김계환 휴대폰서 녹취 확보

입력 2024-05-24 02:20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21일 오전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채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VIP(대통령) 격노설’을 언급한 녹취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령관은 그간 VIP 격노설을 언급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는데, 이와 배치되는 증거가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것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지난 1월 압수한 김 사령관 휴대전화에서 이 같은 내용의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녹음파일 상당 부분이 지워진 상태였지만 공수처가 포렌식 과정에서 복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령관은 해병대 간부 A씨와 통화하면서 VIP 격노설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김 사령관과 통화했던 A씨를 최근 조사했고, A씨로부터 “지난해 8월 1일 김 사령관에게서 VIP 격노설을 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공수처는 지난 21일 김 사령관을 조사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추궁했지만 김 사령관은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은 같은 날 공수처 조사를 받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과의 대질신문도 거부했다.

VIP 격노설은 채상병 사건 언론 브리핑 취소와 사건 회수 등을 규명할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박 전 단장은 지난해 7월 30일 채상병 사건 수사 결과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다. 언론 브리핑은 7월 31일로 예정돼 있었는데 브리핑 2시간을 앞두고 돌연 취소됐다. 박 전 단장은 “김 사령관이 ‘VIP가 격노하면서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고 주장한다. 공수처는 김 사령관이 브리핑 취소 당일 임기훈 당시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과 통화한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