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연구성과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연구 성과를 허위로 보고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연구보고서를 출간하지도 않았는데 100% 출간했다고 보고하는 방식으로 평가를 유리하게 받았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물이 제때 나오지 않은 상태인데 집행이 완료된 예산도 11억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책연구기관 연구사업에 대한 관리·감독이 소홀한 틈을 타고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산업연구원의 ‘2022년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연구원은 등록 과제 보고서 원문 정보를 국가정책연구포털(NKIS)에 100% 등록했다는 등 연구 결과물에 관리가 충실했다고 기재했다. 연구사업에 대한 연구보고서도 100% 제출했다고 명시했다. NKIS는 경제인문사회분야별 연구성과물을 관리하는 사이트로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이 진행한 연구사업 관련 성과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구다.
산업연구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진행한 2021년도 기관평가에서 NKIS 정시 등록 완료율이 54%에 불과하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산업연구원 내부 자료를 검토한 결과 산업연구원은 2021~2022년 연구사업 중 5개 연구사업에 대해 연구보고서를 출간하지 않았다. 28개 연구사업의 경우 NKIS에 결과물도 등록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100% 출간 및 등록했다고 실적보고서에 허위 기재했다.
산업연구원은 연구보고서 초고가 완료된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서 생긴 오해라는 입장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연구보고서 검수에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초고가 나오면 평가를 감안해 우선적으로 발간했다고 등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보고서를 출간하지 않고도 11억원이 넘는 연구 예산을 집행한 사례가 있다는 의혹도 있다. 2019년 1개, 2021년 2개, 2022년 4개 연구사업 등 총 산업연구원의 7개 연구사업은 연구보고서를 회계연도 내에 출간하지 않고도 예산을 소진했다. ‘지식서비스산업 실태조사’는 연구 기간이 2023년 4월 30일까지였는데 아직 연구보고서가 출간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2억9800만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일부 사업은 연구개발적립금을 사용하는 비연구사업이라 연구보고서를 발간할 의무가 없다”고 해명했다.
[반론보도] <산업연구원, 연구 성과 허위 보고·혈세 낭비 의혹> 관련
본 신문은 지난 5월 22일자 8면에 <산업연구원, 연구 성과 허위 보고·혈세 낭비 의혹>이라는 제목으로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연구 성과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연구 결과를 허위로 보고해왔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산업연구원은 기사에서 언급한 ‘지식서비스산업 실태조사’에 대해 “지식서비스산업에 대한 국가승인통계 DB 구축의 목적으로 수행하여 통계청 국가통계포털(http://kosis.kr)에 결과물이 적기에 등록된 상태이며, 연구원 자체 연구개발적립금으로 수행한 ‘비연구과제’로 의무적으로 연구보고서를 발간해야 하는 대상은 아니지만, 사업 결과물을 토대로 작성한 별도의 연구보고서가 출판되어 NKIS 등록되어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