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 사안을 처음 공개한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를 20일 불러 조사했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부임 이후 처음 이뤄진 김 여사 사건 관련자 조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이날 백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의혹 공개 경위 등을 조사했다. 백 대표 측은 검찰에 명품가방 전달 과정이 담긴 30분 분량의 영상 원본, 가방 구매 영수증, 가방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가 2022년 6월 김 여사에게 제3자에 대한 인사 청탁을 하는 내용의 카카오톡 대화 자료 일부를 검찰에 제출했다. 백 대표 측은 이 자료가 김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는 입장이다.
백 대표는 검찰에 출석하면서 “(최 목사가) 어떻게 인사 청탁했는지 등을 진술하겠다”며 “구체적 내용은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청탁 카카오톡에) 김 여사도 반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방 수수는)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청탁금지법에) 배우자 처벌 조항이 없다고 막 뇌물을 받아도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김 여사는 청탁 전이나 후나 주는 대로 다 받았는데 오랫동안 선물성·청탁성 뇌물에 중독된 게 아니라면 그럴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백 대표 측은 최 목사와 김 여사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일부만 제출한 이유에 대해 “최근 검찰 인사로 수사팀을 신뢰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백 대표 측은 검찰 조사에 앞서 대검찰청에 윤 대통령 부부를 추가 고발했다. 백 대표는 고발장에 2022년 6월 김 여사가 최 목사로부터 180만원 상당 샤넬 화장품을 직접 받았다면서 구매 영수증을 첨부했다. 또 최 목사가 같은 달 대통령 부부가 살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소재 경호실과 경비실을 통해 40만원 상당 듀어스 위스키를 전달했고, 김 여사가 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같은 해 9월 명품가방을 전달하면서 장면을 몰래 촬영했고, 백 대표는 영상을 지난해 11월 공개했다.
검찰은 21일 아크로비스타 주민 권성희 변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는 등 관계인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권 변호사는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위스키와 함께 선물한 것으로 추정되는 책을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주웠다고 주장한다.
한편 검찰 중간간부 인사는 오는 24일 검찰 인사위원회 직후 혹은 27일 발표될 예정이다. 김 여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과 반부패수사2부장 교체 여부가 주목된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